브라이언 드 팔머(Brian De Palma) 감독이 바라본 세상은 언제나 비정하다.
고생 끝에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한 번쯤 동정을 베풀 법도 한데 그는 그러지 않는다.
특히 그 방법이 잘못된 범죄자에게는 더 할 수 없이 냉정하다.
심지어 개과천선한 범죄자일지라도 용서가 없다.
'칼리토'(Carlito's Way, 1993년)는 그런 영화다.
뒷골목 인생들의 고단한 삶을 특유의 비정한 시각으로 바라본 드 팔머식 누아르다.
옥살이를 하고 나온 칼리토(알 파치노 Al Pacino)는 손을 씻고 새 삶을 살지만 친구인 변호사 데이브(숀 펜 Sean Penn)의 일에 얽혀 마피아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때부터 칼리토의 고단한 삶이 시작된다.
영화의 힘은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조절할 줄 아는 드 팔머의 연출력과 알 파치노의 뛰어난 연기에서 나온다.
특히 막판 기차역에서 펼치는 숨 막히는 추격전은 드 팔머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명장면이다.
드 팔머와 같이 '스카페이스'에서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던 알 파치노는 눈빛이 깊어져 돌아왔다.
제법 인생 꽤나 안다는 듯 그는 더 이상 예전처럼 날뛰지 않고 눈빛과 표정으로 삶을 이야기한다.
그가 있었기에 이 영화는 빛이 난다.
더불어 얄미울 정도로 변신한 숀 펜의 연기도 설득력이 있다.
확실히 노련한 두 배우가 뿜어내는 연기 호흡이 예사롭지 않다.
드 팔머 특유의 흡입력 있는 구성과 명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
아울러 조 카커가 부른 유명한 주제가 'You're So Beautiful'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 노래가 흘러나올 때 알 파치노와 페넬로프 앤 밀러가 나누는 사랑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다.
이 노래 외에도 마크 안토니의 'Parece Mentira', 실버 컨벤션의 'Fly Robin Fly', 비지스의 'You Should Be Dancing' 등 귀에 익은 곡들이 흘러나온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물로 씻은 듯 말끔한 화질이다.
윤곽선이 깔끔하고 색감이 생생하다.
DTS X를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삭제 장면, 제작과정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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