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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LE)

울프팩 2007. 12. 22. 13:46

옛날부터 해적은 낭만과 모험의 대명사였다.
해적 하면 의례히 어딘가 몰래 숨겨놓은 보물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덕분에 해적들은 여러 작품 속에서 실상과 달리 쾌활하고 낭만적인 모습으로 묘사됐다.
루이스 스틴븐슨의 소설 '보물섬'부터 타이론 파워가 등장하는 흑백 해적 영화들, 지나 롤로브리지다의 '컷스로트 아일랜드' 등 '피터팬'을 제외하고는 해적이 악역으로 등장하는 영화가 많지 않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도 마찬가지.
뻔한 이야기를 3편까지 울궈먹은 이 시리즈는 보물 대신 복수와 사랑이라는 테마로 3편까지 끌어 왔다.

3편은 전세계 해적들이 연합해 세계 패권을 장악하려는 동인도회사에 맞서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복수와 배신, 음모가 횡행한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볼거리가 많다는 점.
부제인 '세상의 끝'답게 거대한 지옥의 소용돌이에서 벌이는 해전이 볼 만하다.

반면 드라마는 2편보다 약하다.
이미 2편에서 3편에 필요한 테제가 모두 드러났기 때문.
그만큼 2편을 모르면 3편이 온통 시끄럽고 요란한 영화에 불과하다는 점도 약점이다.

매력적인 악당 캐릭터를 구축한 조니 뎁의 연기와 확연하게 살아있는 유령선 및 해적들의 캐릭터가 이 작품을 살렸다.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작품답게 요란한 볼거리로 승부를 거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오락물이다.
더 이상 거창한 의미를 찾는다면 제리 브룩하이머에 대한 모독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괜찮다.
색감이 뚜렷하고 샤프니스가 잘 살아있다.
그러나 디지털 특수효과가 가미된 거대한 소용돌이 해전 장면은 일부에서 디지털 노이즈가 나타나는 등 어쩔 수 없이 화질이 떨어진다.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확실하다.
리어를 감싸는 각종 효과음은 해전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2장짜리 LE 버전치고는 부록이 생각만큼 많지 않다.
다양한 내용이 들어있으나 시간이 짧은 여러 개의 부록으로 구성돼 실제로 합쳐보면 그리 많은 내용을 다루지는 않았다.
음성해설을 녹음하지 않은 점도 아쉽다.

<파워DVD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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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디즈니랜드에 설치된 해적 테마파크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마치 타이론 파워를 연상케 하는 올란도 블룸의 이 모습은 영화 엔딩크레딧이 모두 지나간 뒤 등장한다. 본편이 끝났다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극장을 나섰다면 십중팔구 놓쳤을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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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윤발이 싱가포르의 해적 영주 샤오 펭으로 등장. 동남아 수상가옥인 캄퐁이 수십 채 늘어선 싱가포르 해적기지 장면은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세운 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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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 떨어진 조니 뎁이 방황하는 장면은 유타 주의 보네빌 소금 평원에서 촬영. 거대한 함선이 모래 언덕을 넘는 이 장면은 캘리포니아주 산타마리아의 란초 과달루페 모래언덕을 배경으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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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시리즈에서 처럼 조니 뎁의 천연덕스런 연기가 빛을 발했다. 그의 머리카락에 매달린 선과 악을 대변하는 작은 조니 뎁은 실사 촬영후 작게 축소해 삽입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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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의 특징은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선한 자도 사악한 면을 갖고 있으며 때로는 사악한 자도 선한 모습을 보인다. 그렇기에 영화는 끊임없이 엎치락 뒷치락 한 치 앞을 예고하기 힘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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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에서 영감을 얻은 이 시리즈는 테드 엘리엇과 테리 로시오가 대본을 썼다. 두 사람은 애니메이션 '알라딘'과 '슈렉'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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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디자인의 중국 해적선도 등장. 음악은 변함없이 한스 짐머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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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들의 회의 장면. 전세계 해적들의 특징을 잘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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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법전을 담당한 티그 선장 역할은 유명 록밴드 롤링 스톤스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차드가 연기했다. 키스 리차드는 그와 친분있는 조니 뎁이 추천해 출연. 조니 뎁은 자신이 맡은 해적 잭 역할을 키스 리차드에게서 영감을 얻어 연기했다고 한다. 키스 리차드는 전설적인 악기 제작자인 대니 파링턴이 그를 위해 특별히 만든 기타를 극중에서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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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컴퓨터 그래픽이 사용됐다. 거대한 바다의 여신이 등장하는 장면은 좀 유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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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 연주는 더 후의 드러머 사이먼 필립이 맡았다. 감독인 고어 바빈스키도 기타 연주를 했다. 바빈스키 감독은 일렉 기타를 곧잘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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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해적 영화의 백미는 해전이다. 두 척의 배가 거대한 소용돌이에서 싸우는 장면은 ILM에서 디지털 특수효과로 작업했다. 그러나 배는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제 선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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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결전 장면은 그랜드 바하마섬에 만든 스튜디오 탱크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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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선인 '방황하는 화란인'은 촬영 종료후 디즈니의 캐스트어웨이 케이에서 디즈니 크루즈 여객선 승객들을 위한 볼거리용으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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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펄 호는 슈퍼 서번트 3호라는 거대한 요트 운반선에 실려 플로리다에서 파나마 운하를 거쳐 멕시코로 수송됐다. 이 배는 그랜드 바하마 섬에서 촬영이 끝난뒤 자체 증기동력을 이용해 LA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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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도 촬영과 슬로 모션을 사용한 이 장면은 음악과 어울려 묘한 비장미를 느끼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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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용돌이 해전은 캘리포니아 팜데일 사막지대에 위치한 대형 창고에서 촬영. 이 창고는 100대의 B-1 폭격기를 넣어두기 위한 격납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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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펄호와 방황하는 화란인 등 2척의 해적선은 높이 9미터짜리 실물이었다. 2척의 배를 팜데일 창고에 만든 뒤 거대한 공기베어링을 배 밑에 장착해 마치 파도에 흔들리는 것처럼 흔들었다. 배 뒤에는 거대한 블루 스크린을 설치해 촬영한 뒤 ILM에서 컴퓨터그래픽 작업으로 해전 장면을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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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영화는 올랜도 블룸과 키이라 나이틀리의 안타까운 사랑으로 매듭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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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득하니 자리를 지키지 않으면 보기 힘든 장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난 뒤에 나오는 이 장면은 서인도 제도의 세인트 빈센트섬에 만든 토투가 세트장에서 촬영. 이 섬은 시리즈 세 편에 모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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