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콜드 마운틴

울프팩 2006. 3. 24. 11:16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찰스 프레지어의 원작 소설을 '리플리'의 앤서니 밍겔라(Anthony Minghella) 감독이 영화로 만든 '콜드 마운틴'(Cold Mountain, 2003년)은 강한 여성들의 이야기다.
남자들이 모두 군대로 끌려간 뒤 홀로 남은 여인들은 전쟁터에 끌려간 남자들 못지않게 혹독한 삶과 전쟁을 치른다.

전쟁터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을 겪는 남자들은 오랜 역사 속 역할이 원래 그랬으니 그렇다 쳐도 하루하루 힘든 삶을 견디며 남자들을 기다리는 여인들의 모습은 참으로 강인하고 위대해 보인다.
원작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밍겔라의 영화는 정치적 이유로 벌어진 전쟁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하드라마처럼 펼쳐놓았다.

화면도 웅장하고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가는 힘도 있지만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다.
워낙 장구한 이야기를 2시간 30분 동안 풀어내다 보니 정리가 좀 안된 게 아닌가 싶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그저 그렇다.
필터를 사용해 특유의 거칠어 보이는 질감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이중윤곽선이 보이고 샤프니스도 높지 않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할리우드 작품치고 서라운드 효과가 생각보다 뛰어나지 않다.
부록으로 다수의 삭제 장면이 들어 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초반 등장하는 북군과 남군의 거대한 전투는 버지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벌어졌던 실제 전투를 소재로 삼았다. 당시 북군은 영화처럼 남군의 진지 밑에 땅굴을 파고 엄청난 폭약을 묻어 진지를 통째로 무너뜨린 뒤 격전을 벌였다. 이 장면은 그러나 미국이 아닌 루마니아 부카레스크시 인근에서 현지인들을 동원해 촬영했다.
우물점을 치는 모습. 거울에 비친 물그림자로 미래의 일어날 일을 본다. 원작자 찰스 프레지어는 남북전쟁 당시 약 480km를 걸어 고향에 돌아온 인만의 실화를 듣고 원작을 썼다.
인만이 탈영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 속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늪지대는 미국 보타니베이에서 촬영.
주드 로가 사랑하는 여인을 가슴에 품고 먼 길을 돌아온 주인공 인만을 연기했다.
연약한 공주에서 강한 여성으로 거듭나는 아이다를 맡은 니컬 키드먼.
억척스러운 루비 역을 르네 젤위거가 맡았다. 외모와 아주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었다.
주요 무대인 콜드 마운틴은 원작 속 공간 노스 캐롤라이나가 아니라 드라큘라의 고향인 루마니아의 트랜실바니아 지역 카파시안 산속에 세트를 지어놓고 찍었다. 노스 캐롤라이나는 현대화가 진행돼 더 이상 영화 같은 공간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촬영감독 존 실은 두 가지 필름을 사용해 찍었다. 인만의 힘든 여정은 콘트라스트를 강조해 입자가 거칠게 보이는 필름을, 여인들의 모습은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필름을 사용했다. 따라서 장면에 따라 영상의 질감이 다르다. 조명도 1860년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인공조명보다 자연조명, 촛불, 모닥불 등을 적극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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