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2 패자의 역습 (블루레이)

트랜스포머는 원소스 멀티유즈의 전형을 보여주는 영화다.
처음부터 완구 회사인 하스브로의 철저한 기획 아래 완구, 애니메이션, 만화책, 영화까지 줄줄이 사탕으로 엮어서 시장에 선보였다.

완구회사가 장난감을 디자인할 때 우선 목표는 상업성이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 2009년)도 완구를 디자인하듯 그렇게 제작됐다.

전작보다 더 많은 로봇이 등장해 지구를 휘젓고 다니며 세상을 때려 부순다.
로봇이 늘어난 만큼 볼거리도 많아졌고 더 시끄러워졌다.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한 집채만한 쇳덩이들의 육탄전은 그 자체로 눈길을 끈다.
하지만 장난감들의 싸움처럼 싱겁고 감동도 없다.

아니, 철저히 흥행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드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작품에서 감동을 논한다는게 무의미할 수 있다.
'나쁜 녀석들' '더 록'' 진주만'처럼 그저 볼거리로 때운 그의 포트폴리오가 또 하나 늘었을 뿐이다.

1080p 풀HD 영상의 블루레이 타이틀은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한다.
화질은 최신작답게 훌륭하다.
윤기가 흐르는 색감과 선명한 영상은 발군이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소리의 이동성이 잘 살아 있어 서라운드 효과가 탁월하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만큼 부록은 보다 지칠 정도로 풍성하다.
제작과정, 월드 프리미어, 삭제장면 등 HD 영상의 다양한 부록들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원래 이 작품은 70미리 필름을 사용해 아이맥스로 제작됐다. 당연히 극장용 영화는 화면의 위, 아래가 잘렸다.

아이맥스 카메라는 렌즈가 얇아서 심도계 범위가 아주 넓기 때문에 배경 전체에 골고루 초점이 맞는 반면 피사체를 왜곡시키는 문제가 있다.

대형 로봇 등은 모두 ILM에서 CG작업을 했다. 키친 로봇 등 소형 로봇들은 디지털 도메인이 CG로 제작.

볼 베어링을 닮은 무수한 소형 로봇들이 모여서 형체를 이루는 장면은 3미터의 강철판 위에 볼베어링을 쏟아놓고 자석으로 조종하며 촬영.

좋은 로봇인 오토봇과 악한 로봇인 디셉티콘이 숲에서 맞붙는 장면은 뉴멕시코주 인디언 숲에서 촬영. 벌목 대상지의 상태가 좋지 않은 나무들을 폭파하며 촬영하는 대신 제작진은 6,000그루의 나무를 대신 심어주기로 했단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로봇 캐릭터의 애니메이션이 전편보다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영화에 사상 처음 등장하는 요르단의 암석사원인 페트라. 요르단 왕자가 트랜스포머를 좋아해 촬영을 허가했다. 이 장면은 초대형 스트라다 크레인을 동원해 촬영.

뉴멕시코주 앨라모고도시 외곽의 화이트샌드 미사일 사격장에 이집트 마을 세트를 꾸민 뒤 이집트 기자에서 촬영한 피라미드 배경을 합성한 장면.

초대형 로봇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장면을 위해 시속 400km를 낼 수 있는 리어제트 엔진과 풍속 140km의 대형 선풍기로 모래를 날리며 촬영.

이 작품은 이집트 룩소르의 카르낙 신전, 기자의 피라미드, 요르단의 페트라 암석사원 등을 골고루 돌아다니며 촬영했다.

특이하게도 월드 프리미어는 도쿄에서 작품이 미완성인 상태로 열렸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도쿄에서 시사 2시간30분 전에도 미국 ILM과 화상으로 연결해 특수 효과 작업을 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바짝 일어선 여주인공 메간 폭스와 남주인공 샤이아 라보프.

이 작품은 전세계적으로 많은 돈을 벌었지만 평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부록에 실린 도쿄 월드프리미어때 벌어진 희한한 풍경 장면. 어느 일본 여성이 마이클 베이에게 사인을 해달라며 브래지어를 건네줬다. 베이 감독도 생전 처음 겪는 일이라며 황당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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