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퍼펙트3 (블루레이)

여성 감독 트리시 시에의 '피치 퍼펙트3'(Pitch Perfect 3 , 2017년)는 국내에서 극장 개봉하지 않았다.

1편이 히트하면서 시리즈로 나온 작품인만큼 어지간하면 극장 개봉했을텐데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

 

영화를 보면 지극히 실망스럽다.

아마 극장에서 개봉했더라면 관객 동원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까 싶다.

 

내용은 시리즈의 주인공인 여성 아카펠라 그룹 벨라스 멤버들이 해외 주둔 미군 기지에 위문 공연을 가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다뤘다.

위문 공연에 벨라스 외에 다른 여성 밴드와 컨트리 밴드, 힙합 듀오 등도 참여하면서 졸지에 경연 아닌 경연이 돼버렸다.

 

시에 감독은 이를 통해 전작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전작들이 아카펠라 그룹들 간에 대결을 다뤘다면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아카펠라가 아닌 악기를 사용하는 밴드들과 대결을 펼친다.

 

즉 목소리 대 악기대결로 진행되면서 벨라스가 최대 위기를 맞는다는 설정이다.

여기에 뜬금없이 벨라스 멤버 중 한 여성의 아버지가 불쑥 튀어나와 멤버들을 납치하면서 졸지에 소동이 일어난다.

 

아내가 노린 재산을 차지하려는 아버지의 음모에 벨라스 멤버들이 함께 맞선다는 내용이다.

시에 감독은 이를 통해 음악 영화에 액션극을 가미했다.

 

그런데 이 시도가 그다지 참신하거나 바람직스럽지 않다.

위문 공연 경연에 뒤섞인 납치 소동까지 이야기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난삽하게 진행된다.

 

정신없이 흐트러진 방을 보는 것처럼 마구 뒤섞인 이야기는 하나로 묶이지 못한채 파편처럼 흩어진다.

거기에 대부분의 촬영이 스튜디오 세트에서 이뤄져서 굳이 해외 주둔 미군기지 위문공연이라는 설정이 왜 필요한 지 의문이 든다.

 

미국과 다른 해외의 이국적 풍경을 보여준다던가 해외의 풍물을 살린 내용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마치 여행 프로그램의 배경화면 같은 인서트 컷이 잠깐 등장할 뿐 외국으로 나온 배경들은 모두 미국의 애틀랜타 스튜디오에서 찍은 세트 장면들이다.

 

그렇다보니 배경부터 이야기 전개와 진행 등 모든 것이 거칠고 산만하다.

유일하게 흥겨운 음악들은 들을만 한데 그러기에는 상영 시간이 너무 아깝다.

 

두 시간짜리 뮤직비디오도 아니고 몇 곡의 음악 때문에 지루한 이야기를 참고 견뎌야 한다는 것은 고역이다.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을 오점으로 끝낸 작품이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최근작답게 화질이 좋다.

햇볕이 쨍한 날처럼 맑고 선명한 색감이 보기 좋다.

 

DTS X를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 채널에서 쏟아져 나오는 소리가 강력해서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 있다.

부록으로 삭제 장면과 NG 장면, 배역 맟 감독 소개, 제작과정, 액션 촬영, DJ 칼리드 소개, 마지막 공연 장면과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 및 각 밴드의 노래 공연 장면, 제작진 음성해설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이 영화는 아카펠라 그룹 벨라스의 액션 도전기이다.

수족관에서 노래하는 장면은 애틀랜타의 조지아 수족관에서 촬영.

밑도 끝도 없이 노래 경연으로 이어지는 이 영화는 재미없고 싱거운 미국판 '써니' 같다.

이 작품은 미 국방부에서 촬영 협조를 했다.

실제 컨트리 밴드 새들업이 출연.

여성 록밴드 에버모이스트로 나온 멤버 중 기타리스트는 프린스를 위해 연주한 앤디 알로가 맡았고 드러머는 비욘세의 백 밴드 드러머였던 조이가 출연.

트리시 시에 감독은 뮤직비디오 연출로 시작했다.

컨트리 밴드 새들업의 보컬은 맨발로 무대에 올라 노래를 한다.

못된 아빠인 존 리스고가 딸을 잡기 위해 시카고의 노래 'Hard to say I'm Sorry'를 부르는 장면은 원래 딸로 나온 레벨 윌슨이 답가로 노다웃트의 'Don't Speak'을 부르는 장면으로 이어지는데 'Don't Speak' 부분이 송두리채 잘렸다. 블루레이 부록에 해당 장면이 온전히 들어 있다.

테오 역할로 나온 가이 버넷은 원래 영국 프로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 소속팀 퀸즈파크 레인저스에서 선수로 생활했다. 그는 연기가 하고 싶어 축구선수를 그만뒀다.

원래 초기 대본에서는 악당이 팻의 아빠가 아니라 전 남자친구라는 설정이었는데 감독이 아빠로 가는게 더 재미있을 것이라며 바꿨다.

내용은 스페인, 프랑스 남부 등 유럽 각지의 미군 기지를 도는 설정인데 실제 현지 장면은 관광엽서처럼 인서트 컷으로 잠깐만 나온다.

제작진은 호화 요트에서 벌어지는 액션 장면을 위해 55미터 길이의 요트 내부를 세트로 만들었다.

막판 공연 장면의 외관 풍경은 프랑스의 항구에서 촬영.

프랑스 남부의 옛 요새에서 벌어지는 공연은 애틀랜타의 메트로 스튜디오에 만든 세트에서 촬영.

주연인 안나 켄드릭이 마지막에 부르는 노래는 조지 마이클의 'Freedom'을 변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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