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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할로윈 킬즈(4K)

울프팩 2022. 2. 19. 22:53

데이비드 고든 그린 감독의 '할로윈 킬즈'(Halloween Kills, 2020년)는 할로윈 시리즈의 팬들을 위한 영화다.

여전히 가면을 쓴 잔혹한 살인마 마이클 마이어스가 온 마을을 휘젓고 다니며 잔혹한 살인을 벌인다.

 

마이어스는 총을 맞아도 죽지 않는 불사신 같은 존재이며 엄청난 괴력을 지닌 초인적인 악당이다.

전작들에 비해 그가 휘두르는 폭력의 강도가 한층 강해졌다.

 

눈을 터뜨리고 형광등으로 목을 꿰뚫으며 도끼를 휘두르는 등 잔혹한 장면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그 바람에 시체 또한 시리즈 중에 가장 많이 나온다.

 

블루레이에 수록된 부록을 보면 살인 장면에 등장하는 시체만 31 구다.

그만큼 마이어스를 좋아하는 공포영화 팬이라면 환호할 만하다.

 

하지만 이전 시리즈를 보지 않은 상태라면 밑도 끝도 없는 마이어스의 살인 행각에 어안이 벙벙할 수 있다.

도대체 왜 살인을 벌이는지 이유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을 사람들이 과거를 들먹이며 마이어스를 잡기 위해 찾아 나서는데, 이전 시리즈를 보지 않았다면 과거를 알 수 없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원래 이 작품은 1978년 존 카펜터 감독이 처음 만든 '할로윈'을 2018년에 새로 만든 리부트 시리즈다.

 

총 3부작으로 기획한 작품으로 2018년 개봉한 '할로윈'의 후속편이자 두 번째 작품이다.

그린 감독은 사건 발생 40년이 지나서도 상처를 잊지 못하는 해든필드 마을 사람들의 집단 트라우마를 다뤘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과거를 들먹이며 떼로 뭉쳐 마이어스를 죽이기 위해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공포가 전염병처럼 확산되며 집단 광기로 번지는 과정을 보여 준다.

 

특히 병원 장면에서 마을 사람들이 이방인을 공격해 죽음으로 몰아가는 장면은 공포가 공포를 부르며 점차 커지는 공포의 상승 과정을 마을 사람들의 집단 히스테리처럼 표현했다.

악마를 죽이자며 과격하게 폭주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중세시대의 마녀 사냥을 연상케 한다.

 

공동 각본을 쓰고 제작 총괄까지 겸한 그린 감독은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커서 그런지 40년 전 오리지널 작품에 등장한 배우들을 소환했다.

원작에서 팔팔한 청춘이었으나 이제는 손녀를 둔 할머니가 된 주인공 제이미 리 커티스는 말할 것 없고 카일 리처드 등이 그대로 출연한다.

 

심지어 고인이 된 배우 도널드 플레젠스의 경우 비슷하게 생긴 다른 사람이 특수 분장을 하고 대역까지 했다.

그린 감독은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원작에 대한 향수를 불러오고 싶었던 모양이다.

 

할로윈 시리즈 팬이라면 좋은 선물일 수 있으나 원작 시리즈를 보지 않았고 리부트 시리즈도 처음이라면 의미 없는 일일 수 있다.

배경과 과정을 세세하게 설명해주는 친절한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판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4K의 경우 극장판과 확장판이 함께 들어 있다.

 

감독판은 엔딩이 약간 다르며 마이어스의 살인 장면 등을 추가해 극장판보다 4분 늘어났다.

2160p UHD의 2.39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최신작답게 화질이 좋다.

 

특히 공포 영화답게 붉은색이 선명하게 강조되는 등 색감이 뚜렷하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있다.

 

총소리를 들어보면 방향감이 분명하고 리어 채널을 적극 사용해 불꽃이 널름거리는 소리가 사방 채널을 가득 채운다.

부록으로 NG 장면과 삭제 장면, 제작과정, 제작진 소개, 캐릭터 소개, 1978년 분위기 재현 설명, 킬 카운트와 감독 및 배우들의 음성해설이 들어 있다.

 

부록 영상도 HD로 제작됐으며 음성해설을 제외하고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그린 감독은 살인마 마이클 마이어스에 맞서는 주민들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이전 작품들과 달리 마이어스가 다수의 사람들을 한꺼번에 죽이는 집단 살인이 등장한다.
1978년 원작에서 루미스 박사를 연기한 도널드 플레젠스는 세상을 떠났다. 그와 외모가 비슷한 세트장 건설을 맡은 톰 존스라는 제작진이 특수분장을 하고 대신 출연했다.
눈을 터뜨리는 장면은 인공 눈을 만들어 사용. 흑인 의사에 눈에 칼이 꽂히는 장면은 가짜로 만든 칼과 특수분장을 이용해 촬영.
마이어스의 집은 1978년 원작 영화대로 세트를 재현했다.
마이어스의 집 앞 나무와 거리도 세트로 만들어 촬영.
원래 3부에 해당하는 '할로윈 엔즈'를 동시에 찍으려 했으나 무산됐다.
1978년 원작에서 푸른 청춘이었던 제이미 리 커티스는 할머니가 돼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