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해리 포터와 불의 잔'(Harry Porter And The Goblet Of Fire, 2005년)은 꼭 롤플레잉 게임을 보는 것 같다.
여러 마법학교 학생들이 모여서 주어진 퀘스트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나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이 게임을 연상케 한다.
그런데 원작 소설에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부분들이 영화에서 통째로 사라졌다.
원작 소설에서 초반 중요한 사건의 무대인 퀴디치 월드컵을 비롯해 집요정이 등장하는 부분, 시리우스 블랙의 활약 등이 나오지 않는다.
그 바람에 마치 노예 해방 운동을 하듯 집요정 해방 운동을 벌이는 헤르미온느(엠마 왓슨 Emma Watson) 얘기도 통으로 빠졌다.
또 마법 경연 대회의 두 번째 잠수 과제를 해결하는 부분도 원작 소설과 다르게 설정됐다.
그렇다 보니 중요한 연결 고리들이 사라지면서 원작 소설의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영화는 미스터리 소설 같은 원작과 달리 용과 살아있는 미로의 초점을 맞추는 등 판타지 요소를 강하게 부각시켰다.
눈에 띄는 것은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과 기존 캐릭터의 변화다.
프랑스 여학교 보바통과 불가리아 학교 등 다른 마법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면서 새로운 캐릭터들이 늘었고, 용과 인어 등 괴물까지 가세했다.
세월이 흐른 만큼 올망졸망 귀엽던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 Daniel Radcliffe), 헤르미온느, 론 위즐리(루퍼트 그린트 Rupert Grint) 등 기존 캐릭터들은 이제 풋풋한 사춘기 청소년으로 자라 귀여운 맛이 사라졌다.
그만큼 또래 아이들이 겪게 되는 사춘기 로맨스가 새롭게 나타난다.
미국의 평단은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칭찬을 해댔지만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작품만 못했다.
세 번째 작품이 보여준 긴장감이 이번 작품에서는 많이 바랜 느낌이다.
대신 인물들의 심리적 갈등을 잘 묘사했다.
'모나리자 스마일'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등 드라마에 능한 마이크 뉴웰(Mike Newell)이 감독을 맡은 것과 무관치 않다.
여러 가지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지만 음악만큼은 참으로 좋았다.
특히 엔딩 타이틀을 끝까지 지켜보면 가장 후미에 나오는 마이크 헤지스가 부른 노래 'Magic Works'가 가장 마음에 든다.
한 번도 해리 포터 시리즈의 음악이 좋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 노래만큼은 OST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뮤지컬처럼 구성한 무도회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화려한 음악이 어우러져 원작 소설이 줄 수 없는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선사한다.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클로즈업의 디테일이 뛰어나다.
다만 디스플레이의 HDR 지원 여부에 따라 화이트 피크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DTS X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다.
마법 빗자루 날아가는 소리가 리어에서 프런트로 빠르게 이동하는 등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확실하게 살아있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캐릭터 소개, 무도회 장면 촬영, 배우들 인터뷰, 추가 장면 등 다양한 부록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부록들도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참고로 원작 소설에서 세드릭으로 나오는 이름을 본편 한글 자막에서는 케드릭으로 다르게 표기해 놓았다.
<블루레이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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