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영화의 특징은 물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소리로 묘사하는 것이다.
어차피 잠수함 밖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육안으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상상력과 소리만으로 묘사할 뿐이다.
그렇다 보니 바다속에서 벌어지는 수중전이 마치 육상 전투처럼 폭발과 함께 불꽃이 일어나는 등 시각적 상상력이 총동원된다.
여기에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소리다.
잠수함의 음파 탐지병들이 음파 탐지기인 소너를 통해 들려오는 적 함들의 움직임이나 마치 바람을 가르듯 물속을 헤집고 돌진하는 어뢰의 소리를 과장해서 묘사한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키운 소리와 가상의 영상들이 잠수함 영화의 기본 골격이 된다.
도노반 마시 감독의 '헌터 킬러'(Hunter Killer, 2018년)도 이런 범주에 드는 영화다.
내용은 러시아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전쟁 위험이 대두되자 미국에서 이를 막기 위해 핵잠수함과 특공대를 보내 억류된 러시아 대통령을 구출하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개연성은 떨어지지만 어차피 잠수함 영화의 승부처는 스토리보다 수중전의 긴장감에 달렸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꽤나 흥미롭고 긴장감 넘친다.
마시 감독은 스토리의 완성도나 사실성에서 뛰어난 '붉은 10월'이라는 걸출한 작품이 있는 만큼 이를 뛰어넘지는 못할 테니 이를 철저히 흉내 내는 방식으로 재미를 추구했다.
미 핵잠수함이 기뢰가 깔려있는 러시아 해군기지를 향해 해저의 숨은 통로를 빠져 나가는 장면이나 적 잠수함들과 벌이는 추격전은 '붉은 10월'을 연상케 한다.
이것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특수부대의 육상 전투가 양념처럼 가미됐다.
그래도 버지니아급 핵잠이나 우달로이급 구축함, KH-35 우란 대함 미사일 등 미국과 러시아의 실전 무기들을 꽤나 사실적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러시아의 지대함 미사일 공격이나 러시아 구축함이 퍼붓는 대잠 공격 장면 등이 시각적으로 돋보였다.
미 핵잠수함 함장으로 제라드 버틀러, 러시아 핵잠수함 함장으로 스웨덴 배우 미카엘 니크비스트가 나와 묵직한 연기를 보여 준다.
킬링 타임용으로 흥미진진하게 볼 만한 작품이다.
1080p 풀 HD의 2.38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무엇보다 색감이 자연스럽다.
잠수함 영화여서 소리가 중요한데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우수하다.
해저 심연에서 벌어지는 소리를 잘 재생했다.
소리의 방향성이 좋아서 어뢰가 휘어져 나가는 소리나 미사일이 창공을 가르고 날아가는 소리 등이 실제 전쟁터에 와 있는 것처럼 실감 난다.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인터뷰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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