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갱스 오브 뉴욕(블루레이)

울프팩 2019. 10. 1. 00:08

미국을 상징하는 도시 뉴욕은 그렇게 아름답거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는 곳이 아니다.

19세기만 해도 이곳은 미국의 온갖 부조리를 안고 있는 쓰레기장 같은 곳이었다.

 

가난과 기근을 피해 유럽 각지에서 넘어온 이민자들은 미국 토박이들과 끊임없는 마찰을 일으켰다.

자신들의 생계를 위협한다고 생각한 토박이들은 이민자들을 적대적으로 대했다.

 

이민자들은 이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갱단을 조직하면서 그야말로 19세기 뉴욕은 지옥도를 방불케 하는 무법과 폭력의 아수라장 같은 도시였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만든 '갱스 오브 뉴욕'(Gangs Of New York, 2002년)은 바로 19세기 혼돈의 뉴욕을 다루고 있다.

 

1928년에 출간된 허버트 애스베리의 원작 소설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아일랜드 갱의 후손인 주인공(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이 당시 뉴욕의 밤거리를 지배하던 강력한 토박이 갱단 두목(다니엘 데이 루이스)에 맞서 복수를 하는 이야기다.

1840~60년대 파이브 포인츠라고 불리는 뉴욕의 최하층민들이 몰려 살던 구역에서 벌어지는 갱단 간에 패권 분쟁과 복수극은 당시 뉴욕의 어두운 역사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를 연상케 한다.

암투와 폭력, 극심한 빈부 격차, 불평등과 배타성, 피와 광기로 점철된 뉴욕의 치부를 들춰낸다는 것은 곧 미국의 어두운 역사를 들춰내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자와 빈자를 차별대우한 불평등한 현실은 징병에 반대하는 폭동 장면에 세세하게 나타났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가 미국 서부 개척사의 이면을 들춰냈다면 이 작품은 마천루의 토대를 파헤친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영화는 잔혹한 영상으로 점철돼 있다.

피가 튀고 살이 뜯겨 나가며 뼈가 부러지는 잔혹한 폭력 장면을 가감없이 그대로 묘사했다.

 

여기에 다니엘 데이 루이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배우들의 열연도 좋았다.

무엇보다 잔혹하기 그지 없는 악당을 연기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비릿한 연기가 뛰어났다.

 

그의 냉혹한 웃음 뒤에 피비린내가 그대로 묻어나는 듯하다.

더불어 19세기 뉴욕의 거리를 그대로 재현한 영상도 볼거리다.

 

당시 사진과 삽화를 참조해 거리와 항구까지 그대로 만든 세트는 마치 역사를 되돌린 듯하다.

빈민들이 사는 지하 토굴의 풍경이 압권이다.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와 사실성이 뛰어난 영상,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덕분에 약 2시간 47분의 상영 시간이 지루한 줄 모르게 흘러가는 작품이다.

1080p 풀 HD의 2.39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은 편이다.

 

어두운 부분이 묻히는 경향이 있지만 윤곽선이 깔끔하다.

DTS HD MA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다.

 

무엇보다 박력 있는 사운드를 들려줘 액션 장면이 실감 난다.

부록으로 감독 해설과 미술, 세트, 과거의 뉴욕, 의상, 디스커버리 채널의 다큐멘터리와 뮤직비디오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1970년에 어느 섬에 사는 친구를 방문했다가 거기서 허버트 애스베리의 원작을 읽고 영화화를 결심했다.
스콜세지 감독은 1975년부터 이 작품의 대본을 준비했다.
스콜세지 감독은 폭력적인 세상을 담는데 솔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대신 폭력의 인과응보를 철저하게 그려야 한다는 주의다.
스콜세지 감독은 1989년에 대본을 들고 일본 홋카이도로 가서 호텔에서 대본의 마무리 작업을 했다.
파이브 포인츠는 원래 이민자들의 거리였다. 독일인들이 컬렉트라고 부르던 스프링 호숫가에 있었다. 오물로 뒤덮여 전염병이 들끓었던 이 곳은 위생과 생활환경이 최악이었다.
뉴욕 시장을 지낸 윌리엄 트위드는 미국 역사에서 부정부패의 상징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뉴욕의 갱단을 동원한 뒤 시의 돈을 빼돌려 착복했다.
19세기 맨하튼은 바위가 많았다. 그래서 바위 위에 그대로 집을 짓거나 바위들을 깎아서 평지를 만들기도 했다.
로버트 드 니로가 주인공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추천했다.
상류층의 생활을 보여주는 장면에 잠깐 카메오 출연한 스콜세지 감독.
존 로프가 카메론 디아즈를 추천. 디아지는 오디션을 보고 이 작품에 참여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연기한 도살자 빌은 빌 풀이라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했다. 뉴욕을 지배한 갱단 두목이었던 빌 풀은 매우 화려한 옷차림을 즐겼으며 적에게 총을 맞고도 5일간 신음하다가 죽었다.
뉴욕 부두 역시 이탈리아 치네치나 스튜디오에 만든 세트다.
빌 풀은 죽어가면서 "난 진정한 미국인으로 죽는다"는 유명한 유언을 남겼다. 스콜세지 감독은 '순수의 시대'를 찍을 때부터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이 작품의 악역으로 점찍었다. 
1859년 유명한 극장 폭동을 재현한 장면. 당시 극장에서는 갱단이나 정치 조직 간에 파벌 싸움이 흔히 벌어졌다. 폭동 당시 군대가 발포하는 바람에 21명이 죽었다.
찰스 디킨스가 뉴욕을 다녀간 뒤 파이브 포인츠 빈민굴의 비참한 모습을 글로 쓰면서 세상에 가장 참혹한 곳으로 알려지게 됐다.
19세기 뉴욕은 유럽의 노숙자들이 대거 건너오면서 다국어를 사용하는 도시가 됐다. 그 중에서 아일랜드인들이 가장 큰 거부감을 산 이유는 카톨릭 교도였기 때문이다.
중화반점인 중국루는 19세기 뉴욕의  큰 모임장이었다. 하지만 당시 뉴욕에는 중국인이 많지 않았다.
1863년 7월13일 발생한 징병 반대 폭동으로 PT 바넘의 동물원 겸 박물관도 불에 탔다. 당시 새로운 징병제에 불만을 품은 하층민들이 아일랜드계 미국인들을 중심으로 뉴욕 빈민가에서 폭동을 일으켰다.
4일간 계속된 폭동에 약 5만명이 가담했다. 대부분은 아일랜드계였으며 존 휴즈 대주교가 이끌었다. 결국 경찰이 막지 못하면서 게티즈버그 전투를 치른 74뉴욕연대와 65뉴욕연대가 투입됐다.
폭동의 원인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서명한 징병법이다. 이 법은 20~45세 북부지역 백인 남성들이 3년간 복무토록 했다. 그러나 300달러를 내거나 대신 군에 갈 사람을 보내면 징집을 면제해줘 빈자들만 징집됐다.
당시 갱단들은 유니폼처럼 같은 색이나 문양의 옷을 맞춰 입웠다. 빌 풀 사망하 아일랜드 갱들이 뉴욕을 장악하면서 1855년 페르난도 우드가 시장에 당선되는 것을 도왔다.
윌리엄 트위드는 갱단과 힘을 합쳐 선거에 이긴 뒤 뉴욕 시장이 됐으나 횡령죄로 체포돼 종신형을 받고 수감됐다. 그는 한 번 탈옥했으나 다시 잡혀서 감옥에서 죽었다.
뉴욕 폭동 당시 정부는 포함까지 동원해 진압해 100여명이 죽고 3,000명이 부상을 당했다.
대부분은 이탈리아의 치네치타 스튜디오에서 촬영. 최초 편집판은 3시간 36분이었다.
이민자들은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갱단을 만들었다. 당시 뉴욕 경찰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지 않았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갱스 오브 뉴욕 (1Disc 스틸북 한정판 풀슬립) : 블루레이
 
갱스 오브 뉴욕 (1Disc 스틸북 한정판 렌티큘러 풀슬립B)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