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자매가 된 워쇼스키 형제가 만든 매트릭스 시리즈는 원래 3부작으로 기획됐다.
2편은 아예 3편과 묶어 하나의 영화로 찍었고 개봉만 마치 전편 후편 나누듯 갈라서 했다.
그만큼 이 작품은 전체의 이야기가 하나로 묶여 있다.
'매트릭스2 리로디드'(The Matrix Reloaded, 2003년)는 매트릭스 세계의 창조자를 찾아가는 네오의 이야기를 다뤘다.
네오는 가상의 세계인 매트릭스의 창조자를 만나지만 자신도 그 안에서 불거져 나온 변종 코드라는 것을 확인하고 충격을 받는다.
결국 그의 존재 자체가 뜻하지 않은 우발적 프로그램이었다.
세상의 변화와 혁신은 이렇듯 우발적인 사건이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이를 결과로 이끌어내는 과정은 우연이 아닌 의지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영화는 네오의 남은 여정을 통해 강조한다.
그것이 3편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이 매트릭스 시리즈의 핵심이다.
이는 어찌보면 역사를 필연적 인과관계의 따른 변화의 과정으로 본 E.H 카의 해석과도 연결된다.
그러면서 인간도 물질 세계의 일부라는 포이어바흐의 테제와 역사를 끊임없는 투쟁으로 해석한 마크르스의 시각과도 맞닿는다.
이런 관점에서 이 영화를 보면 신나는 액션 영화가 갑자기 인간을 포함한 세상 만물의 존재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철학적 작품으로 달리 보이게 된다.
여기에 워쇼스키 형제는 신화와 역사에서 가져 온 각종 메타포들을 잔뜩 끼워 넣었다.
귀족으로 등장하는 메로비지언은 프랑스의 메로빙거 왕조를 의미하며 그중 메로비지언의 아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하데스에게 납치된 페르세포네를 연상케 한다.
그만큼 워쇼스키 형제는 이 작품에 자신들의 생각과 철학을 투영하려고 노력했다.
다양한 역사관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 워쇼스키 감독의 의도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보는 이에게 여러가지를 사유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철학적 의미를 떠나 액션 장면 또한 요란해서 액션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만한 영화다.
이번 작품에서는 고속도로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추격전이 압권이다.
차량 사이로 곡예를 부리듯 달아나는 모터사이클이나 요란한 총격전, 중력을 무시한 채 달리는 차량 위에서 벌이는 맨 손 격투, 요원이 차량 위로 뛰어내려 파괴하는 독창적인 장면들은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전편보다 발달한 컴퓨터 그래픽과 시각 효과도 영화의 재미를 끌어 올리는데 기여했다.
아울러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 앤 모스, 휴고 위빙 등 전편에 이어 계속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여기에 모니카 벨루치가 메로비지언의 아내로 새로 가세했다.
다만 2편까지 오라클을 연기한 글로리아 포스터가 2001년에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바람에 3편에서는 마리 앨리스로 바뀌었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부록 디스크 등 3장으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디테일이 전편보다 개선됐고 윤기나는 흑인의 피부도 섬세하게 잘 살렸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가 잘 돼서 요란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각종 효과음이 사방 채널에서 어지럽게 난무한다.
부록으로 철학자와 비평가들이 참여한 음성해설, 제작과정, 액션 연출, 추격전 설명, 고속도로 세트와 스턴트, 디지털 작업, 스토리보드 비교, 배우 및 제작진 인터뷰, 삭제 장면과 뮤직 비디오 등 다양한 내용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단 음성해설의 한글자막에 오자가 많은 것이 흠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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