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매트릭스2 리로디드(4K 블루레이)

울프팩 2019. 9. 21. 13:08

지금은 자매가 된 워쇼스키 형제가 만든 매트릭스 시리즈는 원래 3부작으로 기획됐다.

2편은 아예 3편과 묶어 하나의 영화로 찍었고 개봉만 마치 전편 후편 나누듯 갈라서 했다.

 

그만큼 이 작품은 전체의 이야기가 하나로 묶여 있다.

'매트릭스2 리로디드'(The Matrix Reloaded, 2003년)는 매트릭스 세계의 창조자를 찾아가는 네오의 이야기를 다뤘다.

 

네오는 가상의 세계인 매트릭스의 창조자를 만나지만 자신도 그 안에서 불거져 나온 변종 코드라는 것을 확인하고 충격을 받는다.

결국 그의 존재 자체가 뜻하지 않은 우발적 프로그램이었다.

 

세상의 변화와 혁신은 이렇듯 우발적인 사건이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이를 결과로 이끌어내는 과정은 우연이 아닌 의지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영화는 네오의 남은 여정을 통해 강조한다.

 

그것이 3편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이 매트릭스 시리즈의 핵심이다.

이는 어찌보면 역사를 필연적 인과관계의 따른 변화의 과정으로 본 E.H 카의 해석과도 연결된다.

 

그러면서 인간도 물질 세계의 일부라는 포이어바흐의 테제와 역사를 끊임없는 투쟁으로 해석한 마크르스의 시각과도 맞닿는다.

이런 관점에서 이 영화를 보면 신나는 액션 영화가 갑자기 인간을 포함한 세상 만물의 존재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철학적 작품으로 달리 보이게 된다.

 

여기에 워쇼스키 형제는 신화와 역사에서 가져 온 각종 메타포들을 잔뜩 끼워 넣었다.

귀족으로 등장하는 메로비지언은 프랑스의 메로빙거 왕조를 의미하며 그중 메로비지언의 아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하데스에게 납치된 페르세포네를 연상케 한다.

 

그만큼 워쇼스키 형제는 이 작품에 자신들의 생각과 철학을 투영하려고 노력했다.

다양한 역사관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 워쇼스키 감독의 의도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보는 이에게 여러가지를 사유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철학적 의미를 떠나 액션 장면 또한 요란해서 액션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만한 영화다.

이번 작품에서는 고속도로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추격전이 압권이다.

 

차량 사이로 곡예를 부리듯 달아나는 모터사이클이나 요란한 총격전, 중력을 무시한 채 달리는 차량 위에서 벌이는 맨 손 격투, 요원이 차량 위로 뛰어내려 파괴하는 독창적인 장면들은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전편보다 발달한 컴퓨터 그래픽과 시각 효과도 영화의 재미를 끌어 올리는데 기여했다.

 

아울러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캐리 앤 모스, 휴고 위빙 등 전편에 이어 계속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여기에 모니카 벨루치가 메로비지언의 아내로 새로 가세했다.

 

다만 2편까지 오라클을 연기한 글로리아 포스터가 2001년에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바람에 3편에서는 마리 앨리스로 바뀌었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부록 디스크 등 3장으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디테일이 전편보다 개선됐고 윤기나는 흑인의 피부도 섬세하게 잘 살렸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가 잘 돼서 요란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각종 효과음이 사방 채널에서 어지럽게 난무한다.

 

부록으로 철학자와 비평가들이 참여한 음성해설, 제작과정, 액션 연출, 추격전 설명, 고속도로 세트와 스턴트, 디지털 작업, 스토리보드 비교, 배우 및 제작진 인터뷰, 삭제 장면과 뮤직 비디오 등 다양한 내용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단 음성해설의 한글자막에 오자가 많은 것이 흠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은 1편의 6개월 뒤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의 규모도 전편보다 커졌다.
원화평이 전편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무술 감독을 맡았다.
전편에도 참여했던 만화가 제프 대로가 인류 최후의 요새인 시온의 디자인을 맡았다.
함장 회의 장면은 호주의 시드니에서 촬영.
워쇼스키 형제는 1999년에 일본 도쿄를 방문해 '엔터 더 매트릭스'라는 게임의 대본을 썼다. 영화 촬영과 함께 진행된 이 게임은 단편 애니 '오시리스의 마지막 비행'과 관련 있다.
캐리 앤 모스는 무술 훈련을 받다가 다리가 부러져 고생했다.
시온의 지하 회당 장면은 미국 서부의 브라이스 캐넌 사진을 토대로 만든 세트에서 촬영. 길이 800미터, 높이 90미터로 제작.
워쇼스키 형제는 지하 회당 장면을 자궁으로 회귀한 듯한 이미지를 원해서 거대한 지하동굴 사진을 참조해 세트를 제작했다.
오라클을 연기한 글로리아 포스터는 오랫동안 연극을 했다. 2001년에 갑자기 사망해 워쇼스키 형제가 큰 충격을 받았다.
오라클을 만나는 건물 뒷마당도 세트다.
메로비지언은 프랑스의 메로빙거 왕조를 참조했다. 워쇼스키 형제는 '다빈치코드'에도 나오는 메로빙거 왕조가 예수의 후손이라는 이야기를 참고했다.
매트릭스의 창조자에게로 연결되는 비밀의 방 열쇠를 지닌 키메이커는 한국계인 랜달 덕 김이 연기. 그는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존 윅' '닌자 어쌔신' '게이샤의 추억' '쿵푸 팬더' 등에 출연.
배우들은 액션 연기를 위해 8개월 동안 원화평에게 훈련을 받았다.
메로비지언 저택은 베르사유 궁전 등 유럽의 궁들을 참고해 만든 세트. 바닥은 배우들이 다치지 않도록 고무로 만든 뒤 대리석 문양의 비닐 장판을 붙였다.
추격장면을 찍은 고속도로는 캘리포니아의 알라메다에 만든 세트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2.5킬로 길이의 세트를 콘크리트와 시멘트, 목재를 동원해 제작했다. 
캐리 앤 모스는 어려서 오토바이를 타봤으나 두카티996 오토바이를 이용한 고난도 묘기는 전국대회에서 3차례 우승하고 25년간 스턴트 연기를 한 데비 에반스가 대신했다.
캐리 앤 모스는 자동차 운전을 아주 잘해서 180도 회전 등 어려운 운전을 직접 했다.
매트릭스의 창조자인 아키텍트의 모니터로 가득찬 방은 블루스크린을 둘러치고 찍었다.
이번 작품에서 네오는 슈퍼맨처럼 하늘을 난다. 샤이니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든 콘솔 게임은 니오베가 주인공이다.
워쇼스키 형제는 영화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게임으로 만들었다. 게임 속 무술 또한 원화평이 담당.

 

매트릭스 트릴로지 (3disc) : 블루레이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매트릭스 트릴로지 (9Disc 4K UHD 블루레이 콜렉션)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