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의 시작인 '레이더스'를 내놨을 때 언론은 형편없는 오락 영화라고 혹평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스필버그 감독은 "팝콘은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지만 입에서 살살 녹고 달콤하다. 이 영화는 팝콘처럼 가볍게 여러 번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주장했다.
남는 건 없지만 재미있으면 되지 않느냐는 스필버그의 항변에서 팝콘무비라는 말이 유래했다.
저스틴 린 감독의 '분노의 질주 6: 더 맥시멈'(The Fast and the Furious 6, 2013년)은 대표적 팝콘무비다.
아니, 시리즈 전체가 팝콘 무비다.
미국인들이 환장하는 자동차와 근육질 사나이들이 울퉁불퉁 알통을 뽐내며 스피드와 힘을 겨루는 이 시리즈는 전형적인 아메리카 마초이즘의 환상을 보여준다.
할리우드 영화의 무차별 공세에 넉다운된 전세계는 이 같은 아메리카 마초이즘을 고스란히 받아들였다.
덕분에 이 시리즈는 1~5편이 전세계에서 16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메가 히트 클럽에 입성했다.
메가 히트 클럽이란 한 편당 1억 달러 이상 벌면서 시리즈 전체가 10억 달러를 넘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시리즈는 회를 거듭할 수록 오락성의 강도가 강해질 수 밖에 없다.
6편은 어마어마한 물량 공세를 퍼부었다.
전편들에서는 자동차끼리 도로를 질주하며 스피드를 겨루었으나, 이번 시리즈에서는 탱크가 등장하고 급기야 세계 최대 수송기인 안토노프124까지 등장했다.
동네에서 속도나 다투던 단순 마초들의 스피드 싸움이 거의 국제적 테러범을 막기 위한 특공대의 전쟁 수준으로 발전한 셈이다.
여기에 플립카라는 희한한 자동차까지 등장해 도로 위에서 딱지치기하듯 달려드는 상대편 자동차들을 훌떡 훌떡 뒤집는다.
가히 상상력이 놀랍다.
그만큼 영화가 끝날 때까지 요란한 볼거리와 소리로 눈과 귀가 어지럽다.
즉, 이 영화는 시종일관 요란함으로 승부하는 팝콘무비다.
하지만 소리만 요란하다고 뻥튀기 기계에서 나오는 강냉이가 하루 아침에 별사탕이 될 수는 없는 법, 빈약한 스토리의 공허한 액션과 굉음이 주는 스트레스 또한 만만찮다.
자동차 광들은 좋아할 지 모르겠지만, 영화로서는 그닥 남는 게 없는 작품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영화 본편은 극장판과 1분 가량 늘어난 확장판 두 가지가 모두 들어 있다.
2160p U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샤프니스나 디테일이 블루레이보다 좋은 편이다.
특히 어두운 부분에서 사물의 표현력이 블루레이보다 개선됐다.
DTS X를 지원하는 음향은 확실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넘어가는 헬기 소리를 들어보면 현장에 있는 것처럼 실감난다.
부록으로 감독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삭제장면 등이 들어 있으며 음성해설을 제외하고는 한글자막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엔딩 크레딧이 흐를 때 잠깐 나오는 장면에 제이슨 스태덤이 등장. 다음편에 나올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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