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여행

'도깨비'의 문 프티 샹플랭, 퀘벡시티

울프팩 2019. 7. 16. 06:00

퀘벡시티의 올드타운에서 어퍼 타운(Upper Town)의 주 볼거리가 샤토 프롱트낙 호텔이라면 로어 타운의 핵심은 프티 샹플랭(Petit-Champlain) 거리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가 시공간을 뛰어넘어 한국에서 퀘벡으로 들락거리던 붉은 문이 있고, 김고은이 공유에게 도깨비 신부가 되겠다고 고백하던 예쁜 거리가 바로 이 곳이다.

 

프티 샹플랭을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뒤프랭 테라스의 동쪽 끝에 있는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동쪽 끝에 사무엘 드 샹플랭 동상 뒤편에 있는 푸니쿨라를 타는 방법이다.

멀리 뒤프랭 테라스와 연결되는 푸니쿨라가 보인다. 골목 끝에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이 승강장이다.
뒤프랭 테라스 옆 계단을 내려가면 프티 샹플랭으로 향하는 로어타운이 나온다. 이 거리 끝에 메리의 팝콘과 목 부러지는 계단이 있다.
유명한 메리의 팝콘.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팝콘, 솜사탕을 판다.

몸이 불편하거나 피곤할 때 푸니쿨라를 타면 프티 샹플랭까지 채 1분도 걸리지 않고 내려간다.

그럴 필요가 없다면 계단을 이용하면 되는데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 아래쪽 거리를 걸어가다보면 유명한 팝콘 가게인 메리의 팝콘(Mary's Popcorn)이 나온다.

 

팝콘 가게를 지나치면 바로 유명한 목 부러지는 계단(Escalier Casse-cou)이 나온다.

바로 '도깨비'에서 김고은이 공유에게 철 없이 도깨비 신부가 되겠다고 고백하던 장소다.

목 부러지는 계단. 이정표 옆에서 김고은과 공유가 '도깨비'의 한 장면을 찍었다.

여기서부터 로어타운(Lower Town)이 시작된다.

1635년에 만든 목 부러지는 계단은 경사가 가팔러서 겨울이면 술 먹고 비틀거리던 사람들이 굴러 떨어져 다치는 일이 많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실제로 경사가 그렇게 급하지는 않다.

더러 유모차를 들고 계단을 내려가느라 비지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굴러 떨어질 정도는 아니다.

프티 샹플랭으로 내려가는 목 부러지는 계단 양 옆으로 식당과 상점이 있다.
목 부러지는 계단은 그렇게 경사가 급하지 않다.

계단 양 옆으로 식당과 기념품점 등이 있어서 구경하며 내려가는 재미가 있다.

계단을 내려오면 나타나는 거리가 바로 프티 샹플랭이다.

 

프티 샹플랭은 일(一)자로 쭉 뻗은 좁은 거리다.

거리 양쪽으로 온갖 식당과 상점들이 알록달록한 색으로 단장한 채 저마다 특색 있는 상품을 팔고 있다.

아름다운 상점가인 프티 샹플랭.
프티 샹플랭의 야경. 인적 없는 밤 늦은 시간에도 불을 켜놓는다.

그래서 낮에 이 거리는 항상 관광객들로 붐빈다.

유명한 식당은 일찍가서 미리 기다리지 않으면 한참 기다려야 할 정도로 관광객이 몰린다.

 

17세기 후반에 조성된 이 거리는 원래 퀘벡시티의 귀족들이 살던 곳이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황폐화된 곳은 1980년대에 대대적인 복원을 거쳐 예쁜 상점과 식당, 공방 등이 들어선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간판만 봐도 뭘 파는 곳인지 알 수 있는 르 라핀 소테.

그래서 이 곳에는 멀리서도 찾아오는 유명한 상점과 식당들이 많다.

대표적인 식당이 토끼 요리 전문점인 '르 라핀 소테'(LE LAPIN SAUTE).

 

토끼를 이용한 각종 요리를 파는데 점심시간이면 항상 대기하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다.

토끼 요리는 퀘벡시티 사람들이 겨울이면 즐겨 먹는 음식이라는데, 늘 먹던 사람들이 아니면 호불호가 갈린다.

바베큐 폭립이 아주 맛있는 미친 돼지.

그 못지않게 유명한 식당은 '미친 돼지'(Cochon Dingue Champlain)다.

체인점인 이 곳은 프티 샹플랭 중간에 있다.

 

이 곳은 르 라틴 소테를 지나치자마자 유리창을 들여다보는 돼지 인형이 놓인 집이 보이는데 이 곳이 바로 미친 돼지다.

여기는 돼지고기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들을 파는데 특히 폭립, 돼지갈비가 아주 맛있다.

미친 돼지 안쪽에서 찍어본 사진.

더불어 음료 중에 오렌지망고 주스도 아주 훌륭하다.

가격도 적당하고 맛도 좋아서 이 곳 역시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퀘벡시티에 머무는 동안 두 번 찾아갈 정도로 아주 맛있었다.

미친 돼지는 출구가 양쪽에 있다.

미친 돼지에서 목 부러지는 계단쪽으로 바라본 프티 샹플랭 거리.

프티 샹플랭 쪽 돼지 인형이 있는 쪽에 붉은 문은 후문이어서 여기로 들어가면 계단을 내려가 홀로 향한다.

정문은 반대쪽 선창가 쪽에 있다.

 

미친 돼지 맞은편에 작은 공원이 있다.

가운데 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벤치가 달린 그네가 있고 붉은 등이 매달린 나무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미친 돼지 맞은편에 위치한 작은 공원. 항상 거리의 악사들이 연주를 한다.

이 곳 의자에 앉아 있노라면 거리의 악사들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 공원에 붙어 있는 극장이 우리에게는 아주 유명한 프티 샹플랭 극장이다.

 

극장이 유명한 것이 아니라 극장 옆문, 바로 '도깨비'에서 공유가 들락거리던 붉은 문이 유명하다.

극장 정문을 지나쳐 조금 걸어내려가면 벽면 중간에 붉은 문이 붙어 있고 그 옆에 프티 샹플랭 거리 안내도가 걸려 있다.

작은 공원 옆에 붙어 있는 프티 샹플랭 극장. 옆에 붙은 창고 문이 바로 '도깨비'의 붉은 문이다.

이 극장은 연극이나 공연을 하는 소극장이며 원래 드라마에 나온 이 붉은 문은 창고로 이어지는 옆문이다.

퀘벡시티에 머무는 동안 날마다 가봤더니 극장에서 문을 열어 놓고 작업하는 모습을 봤는데, 주로 극장에 쓰이는 무대 장식이나 소품 등을 이 문으로 실어 나른다.

 

'도깨비'를 본 한국이나 중국, 동남아 사람들은 어김없이 이 문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찍고 있으면 서양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볼 정도.

'도깨비'에 나온 붉은 문.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순간을 찾기 어려울 만큼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프티 샹플랭 극장 사람들이 무대에서 사용할 소품들을 '도깨비'에 나온 붉은 문으로 옮기고 있다.

정작 극장 사람들은 동양인들이 하도 사진 찍는 모습을 많이 봐서 그러려니 하며 신경을 쓰지 않는다.

오히려 문을 열어 놓고 작업할 때 사진을 찍었더니 웃으며 비켜서서 들여다보라고 손짓을 하기도 했다.

 

퀘벡시티 사람들은 의외로 '도깨비'를 많이 알았다.

샤토 프롱트낙 호텔 직원들도 '도깨비' 보며 왔냐고 물을 정도였고, 프티 샹플랭에서도 상인들이 '한국 드라마에 나온 문'이라면 바로 안내할 정도로 유명하다.

아주 늦은 밤에 인적 없는 프티 샹플랭 거리. '도깨비'의 붉은 문 앞에도 사람이 없다.

'도깨비'의 붉은 문을 지나쳐 조금만 걸어내려가면 '라 프티 카반 아 수크레 드 퀘벡'(La Petite Cabane a Sucre)을 만날 수 있다.

간판에 여러 나라말로 인사를 써놓았는데 '환영합니다'라는 한글도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곳은 캐나다의 상징인 단풍나무를 이용한 각종 기념품을 판다.

단풍나무 수액으로 만든 메이플 시럽, 각종 초콜릿과 과자류, 얼음 위에 메이플 시럽을 뿌린 타피 등이 인기다.

한글로 '환영합니다'라고 써놓은 라 프티 카반 아 수크레.

메이플 시럽은 가격이 좀 비싼 편인데 워낙 유명하다 보니 이 곳에서 많이들 사간다.

이 가게 바로 옆에서 벽 전체를 장식한 벽화를 만날 수 있다.

 

트롱프퇴유 기법으로 그린 이 벽화는 밤이면 머리 위에 다양한 색깔로 빛나는 전등과 함께 아름답게 빛난다.

그림 속 사람들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생동감 있다.

프티 샹플랭 거리 끝에 위치한 벽화.
조명을 받아 밤에도 화려하게 빛나는 프티 샹플랭 벽화.

특히 실제 건물 소재와 구분이 가지 않을 만큼 그림이 정교해 절로 감탄이 나온다.

여기서 계단을 내려가면 선착장으로 향하는 거리가 나온다.

 

길을 따라 올라가며 미친 돼지를 지나치면 우산 거리가 나온다.

양쪽에 늘어선 높은 건물 사이에 색색의 우산을 펼쳐 매달아 놓은 곳이다.

색색의 우산을 매달아 그늘을 만든 우산 거리.

이 우산 거리를 빠져나가서 돌아보면 알록달록한 우산 너머로 웅장한 샤토 프롱트낙 호텔이 우뚝 서 있다.

마치 그림엽서 같은 풍경 때문에 이 곳에서 사진들을 많이 찍는다.

 

우산 거리를 지나쳐 선착장으로 향하다 보면 커다란 집이 하나 나온다.

장 바티스트 슈발리에(Jean-Baptiste Chevalier)의 이름을 딴 슈발리에 저택(maison Chevalier)이다.

프티 샹플랭에서 선착장으로 가다보면 나오면 슈발리에 저택.

1752년에 돌로 지은 이 건물은 귀족의 저택으로, 1980년대에 복원해 퀘벡시티의 역사 자료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18, 19세기의 생활용품, 의복, 가구 등을 전시한다.

 

선착장으로 향하다가 돌아보면 프티 샹플랭 너머로 거대한 고성 같은 샤토 프롱트낙 호텔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

이 곳에서 보는 호텔의 모습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프티 샹플랭 거리에서 바라본 샤토 프롱트낙 호텔.

참고로 프티 샹플랭 거리는 상인들의 조합이 거리를 관리한다.

그래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도록 항상 거리와 상점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요금도 바가지를 씌우지 않도록 철저하게 자율 관리를 한다.

 

덕분에 이 곳은 사시사철 관광객으로 붐빈다.

퀘벡시티에 머무는 동안 날마다 가봐도 싫증 나지 않을 만큼 예쁜 거리였다.

선착장에서 촬영한 샤토 프롱트낙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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