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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오멘

울프팩 2006. 7. 8. 11:11

리처드 도너 감독의 '오멘'(Omen, 1976년)과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는 1970년대를 대표하는 오컬트 영화다.
두 작품 모두 성경에 기반을 둔 으스스한 악마 이야기로 당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다만 '엑소시스트'가 선의 승리로 끝나는 반면 '오멘'은 선의 패배를 다뤄 더 큰 충격을 줬다.
특히 오멘은 그다지 무서운 장면이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더욱 섬뜩한 느낌을 줬는데, 비결은 바로 누구나 악마라고 생각할 수 없는 천진난만한 어린이를 적 그리스도로 선정한 파격 때문이었다.

덕분에 이 작품은 무려 4편의 후속시리즈가 만들어질만큼 인기를 끌었으나 뒤로 갈 수록 이야기가 황당하고 만화같아진다.
올해 등장한 리메이크작은 보지 않았으나 원작의 아우라를 얼마나 흉내냈는지 궁금하다.

오멘 역시 '폴터가이스트'나 '엑소시스트'처럼 공포영화라면 따라붙는 제작과정의 괴담이 몇 가지 있다.
이런 괴담들은 감독 음성해설과 DVD 부록중 제작진 인터뷰에 수록돼 있다.

1) 극중 사용한 비행기는 항공사에서 촬영 당일 갑자기 사용하다가 새떼에 부딪혀 추락하며 조종사 부부와 두 아이 등 가족이 모두 죽었다.
당시 신문들은 이를 대서특필했다고 한다.

2)동물원 장면을 촬영 도중 갑자기 튀어나온 사자 2마리에 경비원이 물려 죽었다.
영화에는 사자 우리 장면이 삭제됐다.

3)영화에서 사진기자가 목이 잘려 죽는 장면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존 리처드슨은 촬영 도중 차를 몰고 가다가 다리 위에서 추돌사고로 동승한 여자친구를 잃고 만다.
희한하게도 여자친구는 목이 잘려 죽었으며 사고 지점에 66.6Km라는 표지판이 있었다고 한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좋지 않다.
윤곽선은 예리하지 못하며 색감도 떨어진다.
잡티와 스크래치는 물론이고 세로줄까지 더러 보인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한다.

<파워 DVD 캡처샷>

영화에는 소개가 안됐지만 소설에는 이단종파에 몸담고 있는 천주교 신부와 수녀들이 갓 태어난 신생아를 죽이고 늑대가 낳은 악마의 자식을 입양하도록 하는 과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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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적 그리스도 데미안. 데미안을 연기한 하비 스티븐스는 금발 머리를 염색하고 콘택트렌즈를 착용해 눈 색깔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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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지령으로 목을 멘 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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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버트 테일러가 촬영한 영상은 독특한 앵글을 많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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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를 알아본 동물들이 데이만의 차를 공격하는 장면은 런던의 윈저 사파리공원에서 촬영. 지금은 폐쇄됐다. 원숭이들의 공격 장면은 차 지붕위에 바나나를 얹어놓고 달려드는 장면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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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위험을 경고하던 신부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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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집안에 잇따라 일어나는 불길한 사건중 2층 추락 장면은 말린 고등어에 색깔을 입혀 금붕어처럼 보이도록 촬영. 이유는 감독이 금붕어를 죽이기 싫었기 때문이란다.
로마 장면중 등장하는 택시기사는 현지 마피아 두목의 아들이란다. 촬영 도중 그레고리 팩이 실수로 문을 잘못닫아 손을 다치게 해서 반창고를 붙였는데, 그 바람에 제작진이 모두 해꼬지를 당할까봐 겁을 먹고 촬영했다는 우스운 후일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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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바꿔치기당한 사실을 알아내는 공동묘지 장면은 세트에서 촬영. 이 장면에서 로트와일러종 개들에게 물어뜯긴 스턴트맨은 14바늘을 꼬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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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처드슨이 제작한 문제의 목이 날아가는 장면. 감독은 이 부분을 일부러 슬로모션으로 보여줘 눈을 감고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눈을 뜬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수법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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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커 시들리 비행기. 원래 전세내서 지상에서만 15분을 촬영할 예정이었으나 항공사에서 급히 사용할 일이 생겼다며 이륙하다가 새떼에 부딪혀 추락, 조종사 일행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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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에 보기 힘든, 실제 총알이 튀어나가는 장면은 초당 2,000프레임으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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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이 승리를 나타내는 미소를 짓는 엔딩은 사실 NG다. 감독은 하비에게 웃지 말라고 지시했으나 웃음을 참지못한 하비가 스르르 웃어버렸고, 결국 이 장면이 100만불짜리 엔딩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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