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영화로 옮긴 작품들은 원작 만화의 캐릭터나 이야기를 얼마나 그럴 듯 하게 재현했는가에 우선 관심이 쏠린다. 마샬 맥루한이 정의한 쿨 미디어인 만화에 비해 핫 미디어인 영화에서 시각적 정보를 더 많이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 보니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이야기보다 볼거리에서 승부가 갈린다. 그런 점에서 셰인 블랙 감독이 만든 '아이언맨 3'(Iron Man 3, 2013년)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작품이다. 1,2 편에서 눈길을 끌었던 아이언맨이 무려 40여종이나 등장하기 때문이다. 성조기를 연상케 하는 알록달록한 패트리어트부터 헐크를 닮은 이고르까지 한마디로, 아이언맨 백화점 같은 영화다. 이들이 한꺼번에 등장해 정신없을 정도로 요란한 싸움을 벌이니 눈과 귀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