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로저 무어 8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루이스 길버트(Lewis Gilbert) 감독이 연출한 007 시리즈 10번째 작품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 1977년)는 로저 무어(Roger Moore)가 나온 시리즈 가운데 가장 재미있다. 사실상 전편에 이어 이 작품마저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로저 무어가 도중 하차했을 수 있다. 다행히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해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내용은 바다속 비밀기지에 사는 악당이 전세계를 물바다로 만들려고 미국과 소련의 핵잠수함을 탈취하고 이를 되찾는 007의 활약을 그렸다. 주제가 'Nobody Does It Better'는 칼리 사이몬이 불렀다. 사실 이 작품의 성공은 엄밀히 얘기하면 악당 덕이다. 이 작품에는 007 시리즈를 통 털어서 가장 인상깊은 ..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007 시리즈 9번째 작품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 1974년)는 젖꼭지가 3개 달린 살인청부업자 스카라망가와 007의 대결을 그렸다. 여전히 로저 무어(Roger Moore)가 007을 맡았는데 전편보다 여유 있어 보인다. 태국, 홍콩 등을 배경으로 한 만큼 이국적 풍물과 하늘을 나는 자동차, 태양광선총 등 볼거리도 많이 등장한다. 특히 스카라망가가 사용하는 황금총은 라이터, 담뱃갑, 만년필 등을 조립하면 총으로 변신하는 색다른 무기여서 관심을 끌었다. 지루했던 '죽느냐 사느냐'보다 나은 작품이다. 감독은 가이 해밀턴(Guy Hamilton), 주제가는 유명한 룰루가 불렀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그..

007 죽느냐 사느냐

007 시리즈 8번째 작품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 1973년)는 로저 무어(Roger Moore)가 3대 제임스 본드로 처음 등장한 영화다. 숀 코네리보다 연상인 로저 무어는 이 작품을 계기로 본격적인 007을 맡게 됐으며 이후 젊어 보이기 위해 몇 번의 주름살 수술까지 받았다. 가이 해밀턴(Guy Hamilton)이 감독한 이 작품은 카리브해 섬에서 마약을 재배하는 흑인 악당과 007의 대결을 그렸다. 흑인 세계를 다룬 만큼 특이하게 부두교와 카드점 등 미신 요소가 많이 등장한다. 그만큼 내용도 황당하며 작품성 또한 다른 작품에 비해 떨어지는 편. 주제가는 폴 매카트니가 불러 당시 빌보드차트 2위까지 올랐다. 원제는 햄릿 대사처럼 '죽느냐 사느냐'가 아니고 '나는 살고 너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