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마이클 키튼 10

니드 포 스피드 (블루레이)

스캇 워 감독의 '니드 포 스피드'(Need for Speed, 2014년)는 게임의 후광을 등에 업은 영화다. 1994년 PC용으로 처음 나온 동명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인 '그란투리스모'와 더불어 자동차 게임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예전 도스 시절 '문라잇 매드니스'와 더불어 속도감을 만끽할 수 있는 몇 안되는 PC게임이었다. 이 게임의 묘미는 경주에서 이기면 보상으로 새로운 자동차를 받을 수 있고, 경찰과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통해 아드레날린 지수를 마구 높일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쉽게 타보기 힘든 어마어마한 가격의 슈퍼카를 가상 공간에서나마 마음껏 몰아보는 재미가 있다. 영화는 게임의 이 같은 묘미를 그대로 가져왔다. 코닉세그 아제라, 포드 머스탱, 부가티,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 슈퍼카..

로보캅 (리메이크작, 블루레이)

흑백TV 시절, 주말이면 학교에서 돌아와 책가방을 던지고 즐겨 보던 낮 방송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600만불의 사나이'와 사촌 격인 '소머즈'다. 리 메이저스와 린제이 와그너를 스타로 만든 두 작품은 사고로 신체 일부를 기계로 바꾼 사이보그 얘기다. '뚜뚜뚜뚜' 거리는 특수 효과음과 함께 그들이 발휘하는 엄청난 능력은 동심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그 바람에 600만불 사나이를 쫓아서 높은 데서 뛰어내리다 다쳐서 병원에 실려간 아이들 이야기가 간간히 신문에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두 프로그램은 당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인기의 비결은 사람이 할 수 없는 엄청난 능력, 누구나 부러워하는 능력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리 메이저스가 연기한 '600만불의 사나이' 스티브 오스틴..

재키 브라운

인기 감독이라고 무조건 모든 영화가 훌륭한 것은 아니다. 더러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아쉬운 작품이 나올 때도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재키 브라운'(Jackie Brown, 1997년)이 그런 영화다. 이 작품이 다른 작품과 비교했을 때 결코 뒤떨어지거나 못만들었다는 뜻이 아니다. 타란티노라는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펄프픽션' '바스터즈' '킬 빌' '데쓰프루프' 등 그의 화려한 필모그래피에 비춰봤을 때 허를 찌르는 역발상의 재기 넘치는 구성과 충격적인 영상에서 다소 밀렸다. 내용은 총기밀매상의 숨겨놓은 돈을 모두를 속이고 가로채려는 흑인 중년 여성의 음모를 다뤘다. 흑인 중년 여성을 강조한 이유는 타란티노 감독의 제작 의도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돈 없고 ..

토이스토리3 (블루레이)

책장 한켠에 국민학교때 읽던 계림문고가 아직도 꽂혀있다. 소중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들어 있기에 그 가치는 책값을 뛰어 넘는다. 중학생 시절 가방에 넣어 갖고 다니던 삼중당문고, 아리랑사의 학생소설선집 등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렇기에 '토이스토리3'(Toy Story3, 2010년)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앤디가 차마 장난감을 떼어놓지 못하는 심정을 알 것 같다. 리 언크리치 감독의 이 작품은 추억과의 이별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 수록 좋든 싫든 이별하는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별이란 생각만큼 쉽지 않은 법, 특히 좋았던 추억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작품은 장난감이라는 소재를 통해 추억과 이별하면서 나이를 먹어가는 법을 그렸다. 정작 장난감들이 벌이는 소..

존 라세티 감독의 '카'(Cars', 2006년)는 가장 미국적인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이다. 픽사 창립 20주년 및 디즈니와 합병한 첫 작품으로 내놓은 이 애니메이션은 의인화한 자동차를 통해 미국인들의 자동차 사랑을 보여준다. 신출내기 경주용 자동차가 어느 한적한 마을에 잠시 머물면서 겪은 일들을 통해 인생은 목표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내용이다. 존 라세티는 진부한 이야기를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뛰어난 그래픽으로 뛰어넘었다. 펄이 섞여서 반짝거리는 금속성 차체 질감을 실제처럼 표현했다. 여기에 실제 66번 국도 답사를 통해 재현한 배경 묘사도 상당히 뛰어나다. 목소리 연기도 오웬 윌슨, 폴 뉴먼, 마이클 키튼 등 쟁쟁한 배우들이 맡았다. 마리오 안드레티, 마이클 슈마허 등 실제 유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