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극 감독의 '영웅본색3'(1988년)는 여러모로 낯선 영화다. 전작들인 영웅본색 1,2와 너무 다른 이야기와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전작들의 주인공 가운데 주윤발만 등장하고 다른 사람들은 나오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무대가 홍콩이 아니다. 일부 홍콩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이야기의 상당 부분이 베트남에서 벌어진다. 그것도 홍콩 갱 조직 내의 음모와 배신, 의리가 얽힌 전형적인 홍콩 느와르 스타일이 아닌 여인의 사랑을 얻기 위한 남자들의 순애보에 초점을 맞췄다. 이 점이 기존 영웅본색 시리즈를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실망을 줬고, 반면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된 색다른 요인이기도 했다. 이처럼 영화의 성격이 많이 달라진 것은 제작을 맡은 서극이 직접 감독까지 맡았기 때문이다. 그는 2편 제작 때부터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