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599

'내 머리속의 지우개' 이재한 감독(3)-"난 멜로 감독이 아니다"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흥행에 성공했으니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도 크다. 어떤 작품인가. "가칭 '일레븐 데스페라도'(11인의 무법자)라는 액션물이다. 평생 만들고 싶은 작품이었다. 지금 시나리오 작업 중이며 싸이더스에서 제작한다. 100년 전 멕시코에 노예로 팔려간 조선인들이 현지에서 무장봉기를 일으켜 '신대한'이라는 나라를 세우는 이야기다. 놀랍게도 실화다. 몇 년 전 미국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7년 전부터 구상했다. 이 얘기를 '내 머리속의 지우개' 시나리오 작업을 같이한 김영하 소설가에게 했고, 그가 '검은 꽃'이라는 소설로 펴냈다. 시나리오도 그와 함께 작업한다." -느닷없이 멜로에서 웬 액션물인가. "데뷔작 '컷 런스 딥'도 그랬지만 난 원래 액션물을 좋아한다. 멜로물을 좋아하지..

인터뷰 2004.12.16

미로

왜 대부분의 영화 속 연쇄살인범은 다중인격자일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짓을 하기 때문에 쉽게 설명하기 위해 성격파탄으로 몰고 가는 게 아닐까 싶다. 르네 만조르(Rene Manzor) 감독이 만든 '미로'(Dedales, 2003년)도 예외가 아니다. 영화는 프랑스 파리의 지하묘지에서 시체 27구가 발견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연쇄살인범으로 경찰에 지목된 인물은 연약하고 가냘픈 외모의 25세 여성 클로드(실비 테스튀 Sylvie Testud)다. 그는 여러 개 인격이 공존하는 다중인격장애 환자다. 그의 문제를 풀기 위해 정신분석의 브레낙(램버트 윌슨 Lambert Wilson)이 투입되며 사건은 실마리가 밝혀진다. 영화는 다중인격장애를 앓는 클로드의 범죄행각을 시간의 역순으로 접근하며..

영화 2004.11.25

슈퍼 사이즈 미

한 달 동안 하루 세끼 식사를 햄버거로만 때우면 어떻게 될까? 결과는 체중이 11kg 불어나고 콜레스테롤과 나트륨 수치가 과도하게 올라간다. 모건 스펄록(Morgan Spurlock) 감독은 다큐멘터리 '슈퍼 사이즈 미'(Super Size Me)를 통해 이를 몸소 실험했다. 제목의 슈퍼 사이즈는 맥도널드의 대형 세트 메뉴 이름. 그는 의사들과 상담을 통해 사전 건강검진을 마친 후 한 달 동안 맥도널드 햄버거로만 식사를 해결했다. 한 달 후 결과는 참담했다. 그는 작품 속에서 "눈앞이 노랗고 움직일 때 힘들다"는 말로 표현했지만 의사는 "죽을 수도 있다"는 섬뜩한 경고를 한다. 작품 속에 드러난 스펄록의 한 달은 의사의 경고가 수긍이 갈 만큼 끔찍하다. 커다란 '슈퍼 사이즈' 햄버거 세트를 먹다가 지쳐서..

영화 2004.11.13

4인용 식탁

이수연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4인용 식탁'(2003년). 다른 사람의 과거를 알아낼 수 있는 여자와 귀신을 본 남자가 만나는 심리 미스터리물이다. 공포물에 처음 도전한 박신양과 엽기녀 이미지에서 탈피를 시도한 전지현이 출연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귀신이나 잔혹한 장면 없이 공포감을 주는 시도는 좋았으나 산만한 구성과 미흡한 설명 때문에 난해한 작품이 돼 버렸다. 보고 나면 더위를 날려버리는 공포보다 찝찝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특히 쓸데없이 과도한 음량으로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잡스러운 장난이 불쾌하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화질은 무난하다. 실버 리텐션 처리된 화면은 그라인더로 곱게 갈아낸 것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돌비 디지털 5.1과 DTS를 지원하는 음..

비독

19세기 프랑스에서 일어난 명탐정 비독의 죽음과 거울 가면의 정체를 밝히는 미스터리 스릴러. 실존인물 비독은 도둑, 강도, 인신매매, 위조, 밀수 등 각종 범죄를 일으킨 괴도다. 그 때문에 파리에 경시청이 발족했다. 그의 이야기는 에드거 알란 포우, 모리스 르블랑 등 유명 추리소설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했다. '늑대의 후예들'에서 특수효과를 맡았던 피토프가 메가폰을 잡은 '비독'(Vidocq, 2001년)은 비주얼 한 영상과 다양한 카메라 기법이 특징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는 세계 최초 HD 영화답게 좋은 화질을 자랑한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인데도 불구하고 영상이 섬세하다. DTS 음향은 달리 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훌륭하다. 서라운드 효과, 방향감 등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