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599

007 카지노로얄(4K 블루레이)

제임스 본드가 달라졌다. 21번째 007 시리즈인 '카지노 로얄'(Casino Royal, 2006년)에 한 마리 들짐승같은 제임스 본드가 등장한다. 말쑥한 옷차림으로 여자들을 유혹하는 바람둥이 기질, 어떤 싸움에서도 다치는 일 없이 적들을 모두 제압하는 슈퍼맨같은 007은 사라졌다. 또 기존 시리즈의 전매특허였던 황당무계한 비밀무기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 바람에 비밀무기를 만들어주던 Q도 사라졌다. 아울러 007의 트레이드마크인 마티니도 마시지 않는다. 플레이보이 겸 슈퍼맨 같은 첩보원과 비밀무기가 빠진 007 시리즈는 온전한 액션물로만 존재한다. 여기 맞춰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한 007은 더 할 수 없이 거칠고 비정하며 폭력적이다. 티모시 달튼을 제외하고 숀 코네리, 로저 무어, 피어스 브로스넌, ..

헬보이(4K 블루레이)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Hellboy, 2004년)는 마이크 미놀라의 원작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지옥에서 태어난 어둠의 영웅이 부활한 악령 라스푸틴과 대결을 벌여 지구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독특한 설정 만큼이나 희한한 헬보이라는 주인공 캐릭터다. 기존의 사람 형상을 한 영웅들과 달리 헬보이는 거대한 뿔이 자라는 악마다. 거기에 오른손은 비정상적으로 크며 온 몸이 피처럼 새빨갛다. 칼에 베이면 피를 흘리기는 하지만 어지간한 충격은 곧잘 견딘다. 심지어 불에 대한 내성이 대단해서 타지 않는다. 지옥에서 온 존재이니 그럴 법 하다. 영화에서는 이를 론 펄만이 연기했는데, 개성 강한 그의 마스크가 만화 속 캐릭터와 잘 맞아 떨어졌다. 마치 만화책 속에서 걸어나온 것처럼..

카지노(4K 블루레이)

마틴 스콜세지는 드라마에 강하다. 그가 만든 '좋은 친구들' '성난 황소' '갱스 오브 뉴욕' 등의 작품을 보면 이야기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만큼 줄거리를 탄탄하게 잘 만들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있다. '카지노'(Casino, 1995년)도 마찬가지. 1970년대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를 주름잡던 실제 갱들의 실화를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3시간의 상영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후딱 지나간다. 위대한 실화의 힘도 있지만 이야기의 완급을 적절히 조절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공이 가장 크다. 로버트 드 니로, 조 페시, 샤론 스톤, 제임스 우즈 등 호화 배역진의 개성있는 연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라스베이거스가 무대인 만큼 화려한 스타 못지 않게 다채로운 의상도 볼거리. 국내 출시된 4K 타이..

배트맨 앤 로빈(4K 블루레이)

3편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조엘 슈마허 감독의 '배트맨 앤 로빈'(Batman & Robin, 1997년)은 경박하다.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생일파티처럼 시끄럽고 요란할 뿐 더 이상 고뇌하는 영웅은 보이지 않는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는 슈마허 감독에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로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했다. 이유는 아이들이 기존 배트맨 시리즈를 보면서 무서워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슈마허 감독 역시 여기에 충실해 재미있게만 만들려고 하다보니 온통 장난감같은 특수무기와 알록달록한 세트, 배우들의 의상이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덕분에 근 10년 가까이 배트맨 시리즈의 후속작이 나올 수 없게 됐다. 반면 오랜만에 등장한 '배트맨 비긴즈'를 돋보이게 만든 효과도 있다. 처음부터 거두절..

배트맨 포에버(4K 블루레이)

조엘 슈마허 감독이 맡은 배트맨 시리즈 3번째 작품 '배트맨 포에버'(Batman Forever, 1995년)는 팀 버튼이 만든 2편의 전작과 달리 훨씬 밝아졌다. 젊은 층을 잡기 위해 MTV 스타일을 원한 제작사의 의도와 함께 "영화란 재미있고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는 슈마허 감독의 영화관이 크게 작용했다. 그 바람에 영화는 심각한 이야기를 줄이고 볼거리로 승부를 건다. 주요 악당도 2명으로 늘었고 배트모빌도 화려하게 바뀌었으며 배트맨의 단짝 로빈까지 등장한다. 그 바람에 배역진이 호화로워졌다. 1,2편에서 배트맨을 연기한 마이클 키튼에 이어 발 킬머가 무뚝뚝하지만 우직한 배트맨으로 등장했고 크리스 오도넬이 로빈을 연기한다. 악당은 짐 켈리와 토미 리 존스가 맡아 성격파탄적이며 징글징글한 배역을 연기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