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머우(장예모) 감독의 '그레이트 월'(The Great Wall, 2016년)은 중국 문화에 대한 우월성과 자만심이 가득한 판타지 영화다. 혹독하게 말하면 서양인들을 겨냥한 중국 우월주의를 알리는 프로파간다에 가깝다. 내용은 신비의 검은 가루를 찾아서 중국으로 흘러든 두 명의 서양 전사가 만리장성을 지키는 중군 군대와 함께 괴수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다. 타오티에라고 부르는 괴수들은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도철(饕餮)이다. 탐할 도(饕)에 탐할 철(餮)이라는 글자처럼 끝없는 욕심의 상징인 이 괴수는 용의 아홉 자식 중 하나다. 거대한 소의 몸에 호랑이 이빨과 양의 뿔을 지닌 이 괴수는 무시무시한 괴력과 파괴의 화신으로 꼽힌다. 영화 속에서는 이 괴수들이 떼거지로 달려들어 사람을 잡아먹는다. 원래 이민족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