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싱어 감독을 유명하게 만든 수작 '유주얼 서스펙트'(The Usual Suspects, 1995년)는 관객의 주의력을 테스트하는 영화다. 의문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용의자의 증언을 토대로 진범을 밝히는 과정은 베스트셀러 추리소설 못지 않게 흥미진진하다. 그만큼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쓴 스토리가 탄탄했다. 특히 막판 반전은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기발함이 돋보인다. 이야기만 훌륭한게 아니라 영화적 구성 또한 뛰어나다. 이 작품은 마치 문학작품을 그대로 옮긴 것처럼 유난히 대사가 많은데, 쉼없이 떠드는 대사의 홍수 속에 문득 문득 찾아드는 침묵이 일종의 챕터 구분 역할을 하며 관객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캐릭터도 잘 살아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보스같은 가브리엘 번을 비롯해 약자처럼 보이는 케빈 스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