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크로아티아 14

크로아티아 랩소디 - 지상낙원 두브로브니크

예전에 유럽 출장을 갈 때 마다 유럽에서 10년이상 거주한 현지 가이드들에게 유럽에서 가장 갈 만 한 곳을 꼭 물어봤다.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가장 많이 짚은 곳이 바로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였다. 그때는 이름도 생소했다. 많은 사람들이 꼽을 때는 이유가 있으리란 생각에 2011년 여름휴가 때 작정하고 찾아갔다. [공항에서 두브로브니크 시로 들어가는 언덕길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내려가며 차창 너머로 찍은 두브로브니크 성. 언덕 굽이를 도는 순간 마치 물 위에 뜬 성처럼 두브로브니크가 나타났다.] 하도 좋은 곳이라고들 해서 준비를 좀 해서 가고 싶었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국내에 크로아티아에 대해 다룬 책이 거의 없었고, 그나마 한 두 권 있는 책들도 제대로 된 정보, 특히 두브로브니크에 대한 정보는 전무하..

2014.01.22

붉은 돼지 (블루레이)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가 '지구 상에서 낙원을 보려거든 찾아가라'고 한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를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보석처럼 반짝이는 바다였다. 거기에 주단을 펼쳐 놓은 듯 붉게 빛나는 중세시대 마을의 지붕들. 비단 화가가 아니어도 절로 그림을 그리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두 편을 통해 거듭났다. 마을 풍경이 온전히 나오는 '마녀 배달부 키키'와 남성들을 위한 낭만적인 작품 '붉은 돼지'(紅の豚, 1992년)다. 이 작품은 제1 차 세계대전 후 아름다운 아드리아해를 배경으로 하늘의 사나이들이 비행 실력을 겨루는 내용이다. 아드리아해는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 사이에 펼쳐진 바다로, 여기 점점이 떠있는 섬들이 작품 속 여인 지..

비에 젖은 두브로브니크

"안녕하세요?" 우산을 받쳐들고 동료들과 이야기하며 반제해변에서 플로체 게이트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앞에서 한국말이 들렸다. 젊은 남녀가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신혼여행을 온 한국 부부였다. 하필 신혼여행을 왔는데 비가 와서 어떡하냐고 걱정했더니, "괜찮아요, 그래도 좋아요"라는 대답이 돌아 왔다. 생각해보니, 그들의 말이 맞다. 비가 온다고 투덜댔는데 그럴게 아니라, 비 오는 두브로브니크를 볼 수 있지 않은가. 그러고 나니 비 오는 거리가 달리 보였다. 스트라둔 대로는 빗물에 젖어 더욱 더 거울처럼 반짝 거렸고, 그 많던 사람들도 많이 줄어 사진을 여유있게 찍을 수 있었다. 모든 건물, 거리, 풍경 등이 그렇게 젖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생활이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거리 카페와 상점들은 일찌감치..

여행 2012.04.16

4월의 두브로브니크

'아드리아해의 진주' '지상 낙원'으로 칭송되며, 세상의 모든 금을 주어도 바꾸지 않는다는 크로아티아 최고의 휴양지 두브로브니크. 두브로브니크의 4월은 비수기다. 5~10월이 성수기이며, 그 중에서도 7,8월이 피크다. 30도를 넘는 고온과 강렬한 햇볕에 살이 익을 것 같지만, 여름축제의 흥겨움을 만끽 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비수기인 11~4월은 다르다. 맑은 날을 볼 수도 있지만, 7,8월 피크처럼 구름 한 점 없는 코발트 빛 하늘을 보긴 쉽지 않다. 어쩌다보니 두브로브니크의 절정과 비수기를 모두 접하게 됐다. 7,8월의 두브로브니크가 화장을 해서 한껏 아름다운 여인네라면 비수기의 두브로브니크는 민낯의 여인네다. 아니나 다를까, 도착한 날은 비가 퍼부었고, 다음날 하늘이 개긴 했지만 뭉게구름이 뭉실..

여행 2012.04.14

두브로브니크 - 래디슨 블루 리조트

두브로브니크를 다시 찾을 줄은 몰랐다. 지난해 8월 여름휴가 때 처음 온 이후, IFA 프레스 컨퍼런스를 위해 이 곳을 다시 방문했다. 참으로 꿈만 같은 일이다. 파리를 경유해서 2시간을 날아 자그레브로, 거기서 다시 50분을 더 날아서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했다. 비록 멀고 고된 여정이지만, 환상적인 두브로브니크를 다시 본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다만 도착한 날 비가 주룩주룩 내려서 아쉬웠다. 그러나 다음날은 다시 쨍한 햇볕이 비춰 다행이었다. 숙소는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에서 버스로 30분쯤 달리면 나오는 자톤이라는 마을에 자리잡은 래디슨 블루 리조트. 이곳은 이름 그대로 전형적인 휴양 호텔이다. 한 쪽 건물은 호텔이고, 옆에 마을처럼 펼쳐진 건물들은 레지던스룸, 즉 우리네 콘도같은 곳이다. 호텔룸은 일반..

여행 2012.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