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프랑스 33

그들이 떠난 파리, 로댕 박물관과 앵발리드

11월17일은 현대 조각의 문을 연 거장으로 꼽히는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이 세상을 떠난 날이다. 1840년 파리 빈민가 라바레트에서 경찰관의 아들로 태어난 로댕은 어려서 근시에 몸이 약하고 내성적이어서 학교 생활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했다. 그림그리는 것만 좋아했던 그는 당연히 성적이 좋지 않아 문맹을 겨우 면한 상태에서 졸업했다. 14세때 루이14세가 누구나 입학할 수 있도록 세운 무료 미술학교에서 점토를 처음 본 로댕은 여기에 흠뻑 빠져 조각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로댕 박물관. 로댕은 37세때 살롱전에 '청동시대'를 선보이며 센세이셔널한 명성을 얻었다. 그는 처음으로 대리석에서 벗어나 청동을 사용한 조각으로 현대 조각의 문을 열었다.] 그래서 미술전문교육기관인 에콜 데 보자르에서 공부를 하..

여행 2015.11.15

파리의 오페라 가르니에 & 튈르리 공원

오페라 가르니에(Opera Garnier)는 파리에 머무는 동안 묵었던 호텔이 근처여서 가장 자주 본 건물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곳은 2,200석 규모의 오페라 전문 극장으로, 오페라 공연을 위한 복잡한 무대장치와 호화로운 연회홀 등을 갖추고 오페라와 발레 등을 주로 공연했다. [오페라 가르니에의 발코니 방면] 이 건물이 얼마나 대단한 지 보려면 오르세 미술관을 가보면 된다. 거기에 복잡 다단한 내부 단면 모혐이 전시돼 있다. 오페라, 발레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이 곳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바로 가스통 루르의 유명한 소설 '오페라의 유령'과 이를 토대로 만든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과 영화의 배경이 된 장소이기 때문이다. 나폴레옹 3세 시절, 파리 개조 계획이 추진되며 건설된 이 곳은 ..

여행 2015.09.06

파리의 백화점들과 거리 풍경

파리의 여름은 의외로 서늘했다. 볕이 쨍쨍한 한낮에도 기온이 불과 섭씨 22, 23도를 오르내리는 정도여서 전혀 덥지 않다. 여기에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 그늘에 들어서면 마치 초가을 날씨 같다. 심지어 저녁이나 아침 일찍, 또는 흐린 날에 바람이라도 불면 한기까지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걸어다니며 구경하거나 쇼핑하기 좋다. 파리는 오랜 역사를 지닌 백화점들이 말해주듯 쇼핑의 도시다. 각종 명품들이 즐비하며 화장품, 디저트, 의약품, 육아용품 등이 다양하게 발달해 있다. 이를 한 군데서 대부분 살펴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파리의 유명 백화점들이다. 파리의 3대 백화점으로 꼽히는 곳은 갤러리 라파예트(Galeries Lafayette), 프랭탕(Au Printemps), 봉마르셰(Bon Marche)이..

여행 2015.08.25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블루레이)

1990년대 후반, 특이한 취재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언론을 통해 처음 커밍 아웃을 하게 된 어느 여성이다. 한창 혈기방장한 20대에 어울리게 가죽 옷을 입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담배를 피워물던 그는 록커 느낌이 물씬 났다. 아닌게 아니라 밴드 활동을 하기도 했고, 다소 약간은 겉멋처럼 동성애에 빠져든 그 친구를 따라 처음으로 서울 신촌 사거리에 있는 여성 동성애자들의 아지트 같은 카페를 방문했다. 들어서자마자 깜짝 놀랐다. 출입을 막지는 않았지만 금남의 집이나 다름없는 그 곳에 여기저기 남자들이 앉아 있었다. 개중에는 정장에 넥타이를 맨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의 소개로 하나 둘 만나보니 그곳에 남자들은 하나도 없었다. 큰 키에 청바지와 남방을 받쳐 입고, 머리를 군인처럼 짧게 자른 선머슴 ..

키리쿠와 마녀

미셀 오슬로 감독의 '키리쿠와 마녀'(Kirikou Et La Sorciere, 1998년)는 아프리카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독특한 애니메이션이다. 마치 연극을 보듯 수평으로만 흐르는 특이한 패닝 화면과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화려한 원색이 아름답게 빛나는 작품이다. 내용은 어린 키리쿠가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는 마녀를 무찌르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내용. 태어나자마자 말도 하고, 문제를 해결한 뒤 갑자기 멋진 성인이 되는 등 이야기가 동화적이고 환상적이다. 그림 분위기는 미셀 오슬로 감독이 2006년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발표한 애니메이션 '아주르와 아스마르'(http://wolfpack.tistory.com/entry/아주르와-아스마르)와 비슷하다. 곧게 뻗은 선과 부채꼴처럼 퍼지는 나뭇잎, 다채로운 색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