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Inglourious basterds, 2009년)을 만들면서 "독일인은 제2차 세계대전 영화를 죄책감을 갖고 보는데 익숙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족을 방망이로 개 패듯 때려잡고 머리가죽을 벗겨내며 이마에 칼로 하켄 크로이츠를 새기는 잔혹성도 독일인들이 익숙하게 볼지 의문이다.
지금까지 제2차 세계대전 영화 속 독일군은 잔혹한 폭력의 가해자였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독일군들이 처참한 폭력의 희생자가 됐다.
내용은 미군 특공대가 유럽에 침투해 히틀러 암살을 노리는 이야기.
'바스터즈'라 불리는 미군 특공대는 '한 만큼 돌려준다'는 모토 아래 잔혹하게 독일군을 죽여 공포에 떨게 한다.
무엇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이야기는 2시간 30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재미있다.
여기에 피가 끓게 만드는 거친 폭력이 양념처럼 얹혀 있다.
타란티노 특유의 지나칠 정도로 잔혹한 폭력은 때로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폭력을 폭력으로 고발하는 이이제이식 효과도 갖는다.
B급 정서 특유의 자극적인 이야기와 피 냄새 풍기는 폭력, 그리고 안 어울릴 듯하면서도 묘하게 밸런스를 이루는 서정적 음악 등 '킬빌' 이후 높은 완성도를 보이는 타란티노 무비의 정점을 이루는 작품이다.
특히 엔니오 모리코네의 서부극 음악들과 지안니 페리오의 'One Silver Dollar', 디미트리 티옴킨의 'Green Leaves of Summer', 데이비드 보위의 'Cat People' 등 귀에 익은 음악들이 흘러나온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1080p 풀 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무엇보다 디테일이 훌륭하고 색감이 좋다.
일반 블루레이보다 디테일도 세밀하고 채도도 향상됐다.
다만 화이트 피크가 높은 편이어서 HDR 셋업이 자동으로 되는 디스플레이가 아니라면 조정할 필요가 있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 또한 서라운드 효과가 훌륭하다.
전투 장면을 들어보면 리어 채널에서 총격 소리가 둔중하게 울린다.
부록으로 추가 장면, 영화 속 영화, 인터뷰와 제작과정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수록됐다.
대부분의 부록 역시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다만 영화 본편 한글 자막에 '유대인'을 '유태인'으로 잘못 표기하는 등 부정확한 부분이 눈에 거슬린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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