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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오션스 트웰브 (블루레이)

울프팩 2012. 1. 2. 22:42

11명의 도둑들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홀라당 털어가는 유쾌한 영화 '오션스 일레븐'에 흠뻑 빠졌다면 속편 격인 '오션스 트웰브'(Ocean's Twelve, 2004년)에 기대를 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영화는 기대를 산산히 부서뜨렸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앤디 가르시아, 줄리아 로버츠, 캐서린 제타존스, 뱅상 카셀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무려 12명이나 출연했고, 감독도 전편을 만든 스티븐 소더버그가 다시 맡았는데도 불구하고 영화는 기대에 훨씬 못미쳤다.
이유는 한 가지, 제작진이 스타의 후광에 기대 너무 안이했다.

이야기는 카지노를 털린 앤디 가르시아가 자신의 돈을 되찾기 위해 전편의 주인공들을 협박하면서, 주인공 일행이 돈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저 쟁쟁한 스타들을 나열하고, 경치좋은 유럽의 풍광들을 배경으로 사용했을 뿐 전편 같은 기발함과 긴장이 전혀 없다.

오히려 미국 최고의 도둑과 유럽 최고의 도둑이 엉뚱한 자존심 대결을 벌이는 식으로 이야기가 삐딱하게
흐르면서 영화는 유쾌한 도둑들의 두뇌 플레이라는 본질을 잃고 말았다.
그렇다보니 스타들이 잔뜩 나오긴 하는데, 딱히 인상에 남는 배역이 없다.

진검 승부를 하지 않는 스타들의 갈라쇼 같은 영화이기 때문.
그런 점에서 스타의 후광에만 기대 허술한 이야기로 일관한 이 영화는 재앙이다.

1080p 풀HD의 2.40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PC 모니터 등에서는 거친 입자가 보일 수 있으나 타이틀의 문제가 아닌 감독의 의도된 촬영이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요란한 서라운드 효과보다 듣기 좋은 배경음악과 대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삭제 장면 등이 들어 있으며, 음성해설을 제외하고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오션스 일레븐'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속편은 한 명이 더 늘어 12명이 됐다.
전편에 이어 감독을 맡은 스티븐 소더버그는 '오션스 일레븐' 홍보를 위해 방문한 로마를 배경으로 속편을 구상했다.
인터폴로 출연한 캐서린 제타존스. 쟁쟁한 거물급 배우들이 출연하는 만큼 제작비가 천문학적으로 들었을 것 같지만, 의기투합한 스타들은 스스로 출연료를 깎으며 촬영에 응했다.
유럽 최고의 도둑 툴루를 뱅상 카셀이 연기. 툴루의 집으로 나온 이태리 코모 호수 근처의 에르바 빌라는 루치니 비스콘티 감독의 별장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줄리아 로버츠가 극중 배우 줄리아 로버츠를 연기한다는 점. 촬영 당시 임신 중이었던 줄리아는 우울증 증세를 보이기도 했단다.
촬영현장을 찾았던 브루스 윌리스는 즉석에서 줄리아의 친구인 브루스 윌리스 역을 자청해서 카메오 출연.
제작진은 10주간 미국 시카고,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프랑스 파리, 모나코 몬테카를로, 이태리 코모 호수, 로마 등을 돌며 촬영.
캐서린 제타 존스가 나온 '엔트랩먼트'를 흉내낸 듯한 툴루가 보물을 훔치기 위해 레이저 광선을 피하는 장면. 마치 댄스를 보는 것 같지만 '엔트랩먼트' 장면에 못미쳤다.
도둑들이 노리는 황금달걀. 블루레이 타이틀에는 브래드 피트와 캐서린 제타 존스가 유럽에서 처음 만나게 된 장면 등을 담은 삭제 장면이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