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4/01 12

서유기 월광보합 (블루레이)

유진위 감독의 '서유기 월광보합'(1994년)은 주성치가 손오공으로 나오는 서유기 시리즈 두 편 가운데 첫 번째에 해당한다. 두 편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지는 만큼 서로 다른 작품이라기 보다는 전편에 해당한다. 내용은 과거 손오공이라는 기억을 잊고 도적 무리의 두령으로 살아가는 지존보가 자신을 찾는 이야기다. 중국 4대 기서 중 하나인 '서유기'에 뿌리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원작에서 캐릭터만 빌려 왔을 뿐 이야기는 완전 다르다. 과거로 시간을 되돌리는 등 SF 요소에 중국식 판타지가 섞인 점이 특이하다. 여기에 '도성'으로 뜬 코미디 스타 주성치가 강점을 갖고 있는 모레이타우와 액션이 뒤범벅돼 적당한 웃음을 선사한다. 모레이타우란 말이 되지 않는 억지스런 상황을 만들어 황당한 웃음을 선사하는 중국 특유의..

브루스 브라더스 2000 (블루레이)

원래 외래어 표기법대로라면 이 영화는 '블루스 브라더스 2000'(Blues Brothers 2000, 1998년)이 맞는데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 제목은 '브루스 브라더스 2000'으로 돼 있다. 전작도 타이틀 제목이 '브루스 브라더스'로 돼 있어거 맞추기 위한 조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색하다. 희한한 것은 영화 본편에 들어있는 한글자막에는 '블루스 브라더스 2000'으로 돼 있다는 점이다. 타이틀 제목과 본편 자막 제목이 다르니, 일관성이 없다. 영화는 전편만큼 요란하고 장난끼 가득하지는 않지만 전편의 인기를 열심히 따라가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전편의 아우라와 파괴적인 장난끼에는 미치지 못하며, 만화같은 황당한 설정이 오히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묘미는 끈적끈적한 블루스 음악..

트랜스포머 3 (블루레이)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3'는 3부작의 완결편답게 온갖 로봇들이 총출동해 일대 결전을 벌인다. 엄청나게 쏟아 부은 물량 공세 덕분에 요란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2011년 6월 29일 국내 개봉일에 54만4,995명이 입장하며 개봉 첫째 날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다. 상영 기간 관객 동원 숫자도 778만명으로 역대 외화 흥행 순위 3위에 오르며, 시리즈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많은 관객이 들었다. 참고로, 2007년 개봉한 1편은 740만명이 관람해 역대 외화 흥행 순위 5위다. 오락 영화로서 괜찮은 성적표를 올린 비결은 실사와 컴퓨터그래픽을 절묘하게 섞은 볼거리다. 집채만한 로보트들의 움직임을 마치 실사처럼 실감나게 구현한 컴퓨터그래픽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특히 자동차가 달리는 상태에..

디어 헌터 (블루레이)

마이클 치미노 감독의 '디어 헌터'(The Deer Hunter, 1978년)는 러시안 룰렛이라는 게임을 전세계에 알린 영화로 유명하다. 처음 이 영화에서 러시안 룰렛 게임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19세기 제정 러시아 시절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이 게임은 두 사람이 6연발 권총에 탄알을 한 발 장전한 뒤 약실을 돌려서 서로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도박이다. 약실이 회전하기 때문에 총알이 어디에 있는 지 모르는 상태에서 목숨을 걸고 하는 미친 게임이다. 죽을 확률은 당연히 6분의 1. 제정 러시아 시대에 군인들이 감옥에 갇힌 죄수들을 상대로 이런 게임을 벌였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는 월남에 파병된 미군들이 베트콩들에게 포로로 잡힌 뒤 이 게임을 강요당한다. 치미노 감독은 이를 ..

크로아티아 랩소디 - 지상낙원 두브로브니크

예전에 유럽 출장을 갈 때 마다 유럽에서 10년이상 거주한 현지 가이드들에게 유럽에서 가장 갈 만 한 곳을 꼭 물어봤다.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가장 많이 짚은 곳이 바로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였다. 그때는 이름도 생소했다. 많은 사람들이 꼽을 때는 이유가 있으리란 생각에 2011년 여름휴가 때 작정하고 찾아갔다. [공항에서 두브로브니크 시로 들어가는 언덕길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내려가며 차창 너머로 찍은 두브로브니크 성. 언덕 굽이를 도는 순간 마치 물 위에 뜬 성처럼 두브로브니크가 나타났다.] 하도 좋은 곳이라고들 해서 준비를 좀 해서 가고 싶었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국내에 크로아티아에 대해 다룬 책이 거의 없었고, 그나마 한 두 권 있는 책들도 제대로 된 정보, 특히 두브로브니크에 대한 정보는 전무하..

2014.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