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작품들은 영화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영화를 다른 방식으로 만들 수 있고,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년)도 마찬가지. 이 작품은 구성이 독특하다. 똑같은 이야기를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눠 복기하듯 두 번 찍었다. 내용은 강연 때문에 수원에 내려간 영화감독이 한 여인을 만나 하룻밤의 인연을 만드는 이야기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같으면서도 조금씩 다르다. 동일한 인물들이 동일한 시간대에 똑같은 사건을 만들지만 디테일 및 인물들의 관계 형성이 미묘하게 어긋난다. 물감의 색, 나누는 대화, 거니는 길, 옷차림 등에서 약간씩 다른 부분들은 결국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시각의 차이, 생각의 차이를 보여준다. 또는 기억의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