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1399

메카닉(블루레이)

사이먼 웨스트(Simon West) 감독의 '메카닉'(The Mechanic, 2011년)은 액션 스타 제이슨 스타뎀을 제대로 활용한 영화다. 내용은 무엇이든 기계처럼 깔끔하고 완벽하게 처리하는 살인청부업자 얘기다. 그래서 제목이 극 중 대사처럼 완전 기계라는 뜻의 메카닉이다. 최고의 살인청부업자로 꼽히는 비숍(제이슨 스타뎀 Jason Statham)은 친구의 죽음 이후 친구의 아들 스티브(벤 포스터 Ben Foster)와 함께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다. 내용에서 알 수 있듯 초점은 비숍의 화끈한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 근육질의 스타뎀은 이를 만족하기 위해 100m가 넘는 고층 건물에서 줄 하나에 매달려 뛰어내리는 아찔한 스턴트 연기를 직접 해내는 등 몸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요란한 총격전과 자동차 추..

여름날 우리(블루레이)

후회는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중국의 한텐 감독이 만든 '여름날 우리'(你的婚礼, 2021년)는 이를 보여주는 영화다. 이 작품은 이석근 감독의 2018년 작품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했다. 박보영과 김영광이 주연했던 '너의 결혼식'은 사랑하면서도 한 번의 실수로 엇갈린 두 사람의 안타까운 사랑을 다뤘다. 이를 다시 만든 이 작품은 내용이 '너의 결혼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교 수영선수인 저우샤오치(쉬광한)는 전학 온 여학생 요우용츠(장약남)를 보고 반해서 끈질기게 쫓아다닌다. 저우샤오치에게 요우용츠는 삶의 동기가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요우용츠가 나온 대학 사진을 보고 필사적으로 공부해 같은 대학에 진학한다. 심지어 저우샤오치는 인생이 걸린 중요한 수영마저도 포기할 정도로 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블루레이)

대만의 구파도(九把刀) 감독이 만든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那些年, 我們一起追的女孩, 2011년)는 고교 시절 첫사랑에 대한 감독의 고백 같은 영화다. 실제로 구파도 감독은 고교 시절 좋아했던 소녀를 잊지 못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 실제 좋아했던 소녀의 이름이 실명 그대로 영화 속 여주인공 이름으로 등장한다. 그는 2005년 고교 시절 사랑했던 연인의 결혼식에 다녀온 뒤 옛 기억을 더듬어 2006년 아픈 사랑 이야기를 소설로 펴냈다. 이후 영화 제작을 꾀했으나 마땅한 제작사와 감독을 찾지 못해 2010년 직접 만들었다. 그는 연출뿐만 아니라 대본도 쓰고 제작까지 맡았다. 한 번도 영화를 만든 적이 없는 풋내기에게 어떤 제작사도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용감한 제작자와 감독이 사비를 ..

너의 이름은(4K)

'날씨의 아이' '언어의 정원' '초속 5센티미터' 등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新海誠)의 작품들을 보면 사진 같은 섬세한 배경에 손그림의 정감이 섞여 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수채화 같은 작품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징들인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들에서도 이런 특징들이 두드러진다. 다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으로 대표되는 지브리 작품들이 철저하게 손그림에 의존한다면 신카이 감독은 적절하게 컴퓨터 그래픽을 손그림과 섞어서 사용한다. 덕분에 실사처럼 세밀한 풍경 위에 손그림의 부드러운 채색이 더해져 정겨움과 함께 감정을 자극한다. 이런 특징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서는 보기 힘든 저패니메이션의 특징이기도 하다. 신카이 감독의 작품 '너의 이름은'(君の名は。2016년)도 마찬가지다. 도쿄의 신주..

글루미 선데이(블루레이)

헝가리의 피아니스트였던 세레시 레죄(Seress Rezső)는 평생을 불우하게 살았다. 유대인으로 태어나 평생을 부다페스트의 가난한 유대인 거주지역인 제7구역을 벗어나지 못했다. 집안이 어려워 제대로 음악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그는 식당과 카페에서 피아노 연주로 근근히 벌어 월세방에서 작곡을 했다. 아이도 없이 부인 헤르니와 함께 살았던 그는 여러 곡을 작곡했지만 유일하게 인기를 끈 곡이 1933년 발표한 연주곡 '세상의 끝'이라는 뜻의 '비게 아 빌라그나크'(Vége a világnak)다. 죽음을 부르는 곡의 전설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멜로디가 인기를 끌자 1935년 헝가리 시인 야보르 라슬로가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하는 내용의 가사를 붙인 뒤 노래 제목을 '우울한 일요일'이라는 뜻의 '소모르 바사르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