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감독의 '댄서의 순정'(2005년)은 나를 두 번 놀라게 만들었다.
하나는 214만명의 관객이 들어 '말아톤', '마파도' 등과 함께 상반기 빅 히트작에 들었다는 사실이었다.
어떻게 이토록 엉성한 내용의 영화가 빅 히트를 할수 있었을까.
그것은 전적으로 문근영의 힘 때문이라는게 대세였다.
아닌게 아니라 이 영화 곳곳에서 '어린 신부'의 이미지가 중첩됐다.
즉, 줄거리보다는 문근영의 스타성에 초점을 맞춰 그림을 예쁘게 나오도록 만들기 위해 신경을 쓴 것처럼 보였다.
또다른 하나는 박영훈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이었다.
그는 두 번째 작품 '댄서의 순정'을 만들기 전에 이병헌, 이미연이 나온 '중독'으로 데뷔했다.
'중독'은 일본 영화 '비밀'과 비슷한 소재 때문에 논란이 많았지만 이야기 전개가 '비밀'보다 한 수 위였다.
그래서 감독이 참 재미있는 이야기꾼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댄서의 순정'은 그런 생각이 과연 맞는지 헛갈리게 만든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우리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범한 편이다.
그러나 요즘 잘 만든 헐리우드 영화 DVD에 비하면 여러모로 떨어진다.
해상도도 떨어지고 색감도 탁하다.
DTS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춤 연습 장면과 댄스경연대회 등에서 멀티채널의 효과를 발휘한다.
<파워 DVD 캡처 샷>
문근영은 댄스 경연대회에 나가기 위해 서울에 와서 댄스 트레이너와 위장 결혼을 한 뒤 춤을 배우는 연변 처녀로 나온다.
문근영은 하루 10시간씩 춤을 배웠다는 제작진의 설명이 과장은 아닌 듯 춤솜씨가 그럴 듯 하다.
댄서 킴으로 알려진 개그맨 김기수의 출연은 뜻밖이었다.
사족이나 다름없던 이대연과 김지연. 위장결혼여부를 조사하는 단속반으로 나온 두 배우의 장면은 고스란히 드러내도 이야기 진행과 아무 상관이 없다. 두 사람의 장면은 억지로 웃겨보겠다는 의도가 다분해 오히려 유치해 보인다.
'어린 신부'의 노래방 장면을 연상케 하는 크리스마스 파티 장면.
쓸데없이 늘어지는 1시간 50분의 상영시간 가운데 그나마 볼만한 댄스 경연대회 장면. 나름대로 흥겹다.
정작 본편보다 재미있었던 엔딩크레딧의 듀엣 댄스 장면. 볼거리는 제공해야겠고 중간에 끼워넣기는 너무 엉뚱한 듯 싶어 애를 쓴 감독의 고민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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