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데자뷰

울프팩 2012. 8. 14. 10:16
심령극을 연상시키는 제목 때문에 착각할 수 있지만 토니 스콧 감독의 '데자뷰'(Dejavu, 2006년)는 SF에 가깝다.
시간을 되돌려 사건을 해결한다는 공상에 과학적 이론인 양자물리학을 갖다 붙였다.

수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수사관들이 선택한 방법은 시간을 되돌리는 것.
사건의 단서를 찾기 위해 시간을 되돌려 탐색을 하다가 급기야 주인공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신의 영역인지 과학의 영역인 지 확신할 수 없지만 이쯤되면 사실상 데우스 엑스 마키나이다.
즉, 이야기가 풀리지 않을 때 느닷없이 신이 나타나 모든 것을 깔끔하게 해결해 주는 고대 그리스의 연극 장치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영화에서는 반칙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현실에 기반한 액션도 아니고, '에일리언' 같은 SF도 아닌 상당히 어정쩡한 영화다.
정체성이 모호해지면 남는 것은 볼거리 밖에 없다.

토니 스콧 감독은 '탑건' '맨 온 파이어' '하이어' 등 영화와 광고에서 보여준 비주얼을 유감없이 과시한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벌이는 자동차 추격전 및 테러범과 벌이는 총격전 등은 빠른 커트와 화려한 영상 테크닉 덕분에 정신없이 몰아친다.

그만큼 긴장감 넘치게 이야기를 밀어붙이는 토니 스콧 감독의 뚝심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야기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만화에 가까운 작품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평범한 화질이다.
블루레이에 익숙해진 눈으로 보면 샤프니스와 색감 등 모든 면에서 아쉽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삭제장면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DVD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은 토니 스콧이 감독을 맡았으며 블록버스터를 줄줄이 만든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했다.
페리 호 폭발 장면은 뉴올리언스의 알빈스텀프 페리사에서 실제 운항하는 페리를 빌려 갑판 위에 강철판을 설치해 불길이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만든 뒤 촬영. 촬영은 16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찍었다.
덴젤 워싱턴은 사건을 해결하는 ATF 수사관을 맡았다. ATF는 주류 담배 화기단속국으로 무기밀매, 폭발사건 등을 처리하는 곳이다. 덴젤 워싱턴은 와인애호가로 유명한데, 촬영 때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
폴라 패튼과 똑같은 인형을 만들어 시체로 사용. 그는 할리 베리와 많이 닮았다.
여주인공의 집 내부 장면은 타임트랙 카메라를 사용. 정해진 위치에 설치된 160개 카메라가 연속으로 정지화상을 잡아 모니터에 나타난 360도 가공 영상을 만드는데 쓰였다. 피사체를 3차원으로 스캔하는 장면은 '라이다'라는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카메라를 사용.
차량 추격장면은 차 위에 원격조정이 가능한 얼티밋 암을 장착하고 여기에 카메라를 설치해 360도 회전하며 촬영. 토니 스콧 감독은 추격전 촬영에 '더티 해리'시리즈의 '추적자' 편을 참고했다.
시간을 거슬러 탐색하는 연구실 장면은 모두 소니와 파나비전이 공동개발한 디지털카메라인 제네시스로 촬영. 토니 스콧 감독은 이 카메라에 대해 "입체감이 두드러져 보이지만 명암비가 큰 야외 촬영에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여러 대의 모니터가 보이는 장면은 프로젝션으로 비춘 영상이다.
이 영화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것은 양자물리학의 평행우주이론이다. 끝없이 팽창하는 우주에는 시간대마다 다른 제각각의 우주가 나란히 존재한다는 것. 즉 지금 보는 영상과 조금 전 본 영상이 존재하는 우주가 따로 있다는 소리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컬럼비아대학의 브라이언 그린 박사 등 여러 물리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평행우주이론에서 아인슈타인-로젠 브리지로 알려진 '웜홀' 개념이 나왔다. 즉 서로 다른 시간의 특정 지점을 연결해 주는 통로를 통해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 흔히 말하는 4차원 개념이다.
테러범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예수를 연기한 제임스 카비젤이 맡았다.
촬영은 뉴올리언스에서 진행. 2005년 촬영 예정이었으나 그해 8월 태풍 카트리나가 덮치면서 이듬해로 연기됐다.
차가 테러범을 들이받는 장면은 다리 부분에 유리로 된 보호대를 설치하고 촬영. 촬영은 폴 카메론이 담당.
토니 스콧 감독에 따르면 뉴올리언스는 묘지들이 해수면 보다 낮아 홍수가 나면 시체가 떠오른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말하는 데자뷰는 9.11 테러 이후 미국인들이 항상 테러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을 의미한다.
데자뷰
토니 스콧 감독/덴젤 워싱턴 출연
데자 뷰 : 블루레이
토니 스콧 감독/덴젤 워싱턴 주연/발 킬머 주연/아담 골드버그 주연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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