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의 '라디오스타'(2006년)는 지난해 본 우리 영화 중에 가장 훌륭한 작품이었다.
마치 오래된 앨범을 들춘 것 처럼 보는 내내 가슴이 따뜻했다.
안성기, 박중훈의 훌륭한 연기와 더불어 1970, 80년대 잊혀진 노래들을 추억할 수 있어서 좋았다.
유명 스타가 쇠락의 길을 걷다가 재기하고 그 속에서 성공보다 소중한 것이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 과정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생각해보면, 영화를 보며 느꼈던 감동은 결국 지나간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영화 보는 내내 라디오를 듣던 학창 시절이 떠올라 영화 속 이야기가 남의 얘기 같지 않았다.
잊고 살았던 소중한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작품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괜찮은 편이다.
더러 플리커링도 보이고 초반 회상 장면은 블리치 바이 패스를 거친 탓에 입자가 거칠지만 샤프니스도 좋고 디테일이 뛰어나다.
DTS를 지원하는 음향는 적당한 서라운드로 영화분위기를 돋운다.
<파워DVD 캡처 샷>
과거의 영화를 뒤로 한 채 쇠락의 길을 걷는 록스타 최곤을 연기한 박중훈은 오랜만에 자기 색깔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맡았다.
영화의 양념역할을 제대로 한 노브레인.
중국집 주방장으로 카메오 출연한 이준익 감독.
영화는 전체적으로 카메라 움직임이 차분하다. 아울러 클로즈업이 많다. 소소한 일상에 어울리는 소소한 방송, 소소한 영상이다.
비틀즈의 '애비로드' 재킷을 그대로 흉내낸 장면.
KBS 영월지국 등 대부분을 영월에서 촬영.
김장훈, 임백천 등도 우정출연했다.
안성기가 치밀어 오르는 눈물을 김밥을 씹어 삼키며 누르는 장면은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영화 속 주제가인 '비와 당신'을 직접 부른 박중훈은 배우 데뷔전 임현우라는 가명으로 스탠드바에서 아르바이트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단다.
돌아온 안성기는 자신은 비를 맞으면서도 박중훈에게 우산을 씌워준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장면이었다. 인물들은 한쪽 끝에 있지만 비어있는 공간을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 채우는 느낌이다. 그만큼 구도가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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