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여행

삿포로 - 북해도의 심장

울프팩 2008. 2. 7. 00:59

북해도, 즉 홋카이도는 일본 최북단의 섬이다.
섬이라고 해서 제주도만한 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남한 전체면적보다 크다.

4월까지 눈이 온다는 이곳은 겨울은 물론이고 봄에도 스웨터를 입어야 할 정도로 날이 차다.
이와이 슈운지의 영화 '4월이야기'를 보면 홋카이도 출신인 주인공이 좋아하는 남자를 따라 도쿄 대학으로 진학하면서 스웨터를 입고 등교했다가 놀림을 받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고 보니 이와이 슈운지 감독은 '러브레터' '4월이야기'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북해도에 대한 애착을 여러번 드러냈다.

바로 그 북해도의 심장이 삿포로다.
북해도에서 가장 큰 도시인 삿포로는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2시간30분 정도 걸려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한 뒤 JR기차로 다시 35분 가량 가야 한다.

삿포로 자체는 그다지 볼 게 많지 않다.
다만 겨울에 가면 화이트 일루미네이션과 눈꽃 축제 등 2가지 행사가 유명하다.
우리네 설 전에 시작돼 2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눈꽃축제기간에는 숙박비가 급등하므로 삿포로 여행을 계획한다면 눈꽃축제 전후로 움직이는게 좋다.

화이트 일루미네이션은 기대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눈꽃축제는 입이 딱벌어질 만큼 거대한 눈 조각들이 장관을 연출하므로 볼 만 하다.
요령있게 보려면, 눈꽃축제가 열리기 2~3일 전에 가면 적당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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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에 눈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진. 도심 한 복판 길거리에 쌓인 눈이다. 낙상 사고를 당하지 않으려면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신고 걷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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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관광명소의 하나로 꼽히는 홋카이도 대학의 포퓰러 가로수길. 생각보다 별로다. 오히려 겨울보다 파랗게 잎이 나는 여름이 더 나을 것 같다. 홋카이도 대학은 소문과 달리 그다지 볼 게 없다. JR삿포로 역 북쪽 출구에서 걸어서 10분이내 거리에 있는데 굳이 가 볼 만한 곳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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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가장 잘한 것은 교통이 편리한 곳에 잡은 숙소였다. 센추리로열 호텔은 삿포로 중심인 JR삿포로역 남쪽 출구 바로 옆에 있다. 길만 건너면 되기 때문에 오타루나 신치토세 공항 등으로 바로 움직일 수 있어서 아주 편했다. 덕분에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었고 여행가방을 끌고 먼거리를 움직이지 않아 좋았다. 그만큼 교통비도 안들었다. 센추리로열 호텔은 방은 작지만 모든 객실에서 초고속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는 현대식 호텔이다. 특히 아침식사가 아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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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도청사 건물도 관광명소중 하나다. 외부에서 사진찍기 좋은 곳. 내부는 별 감흥이 없다. 역시 JR삿포로 역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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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도케다이(시계탑)는 만든 지 120년이 넘은 건축물. 그동안 부품을 한 번도 교체한 적이 없단다. 구 도청사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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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바로 유명한 삿포로 맥주박물관, 즉 삿포로 비루엔이다. 예전 삿포로 맥주공장 자리를 관광코스로 개발한 곳. 야경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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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비루엔에서 파는 삿포로 생맥주. 큰 잔은 500엔, 작은 잔은 300엔이다. 진하면서 고소하다. 맥주와 더불어 공짜로 제공하는 동그란 삿포로산 치즈가 아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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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비루엔 바깥 쪽에 만들어 놓은 눈집과 트리. 이글루처럼 생긴 눈집은 들어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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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일루미네이션 축제가 열리는 오도리 공원. 이곳에서 눈축제도 함께 열린다. 멀리 보이는 탑이 TV탑이다. TV탑 전망대에 올라가면 삿포로 야경을 모두 내려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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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중심가에 위치한 라면골목. 라멘 요코초로 불리는 이곳에서 삿포로 라면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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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 요코초 중에서 가장 유명한 만류(滿龍) 라면집. 줄서서 기다릴 정도로 사람이 많은데, 대부분 관광온 한국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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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리 공원에 늘어선 눈조각들. 밤새워 눈을 다듬어 조각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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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킬로미터에 이르는 오도리공원에 늘어선 눈조각 가운데 큰 것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거대하다. 스핑크스눈 조각에 경우 앞에 선 사람을 보면 대충 짐작이 가지만 4, 5층 건물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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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조각은 세계 유명 기념물부터 만화, 영화, TV물의 캐릭터까지 종류와 크기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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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하는 날 오전에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오도리공원을 다시 찾아 눈조각들을 구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