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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호치민 시티 - 응에안 빈시티 (베트남)

울프팩 2008. 6. 1. 19:20
4박5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다녀 왔다.
베트남 호치민시티까지 인천국제공항서 비행기로 약 6시간 걸린다.

불편한 것은 대한항공의 경우 밤 비행기밖에 없다는 것.
인천서 뜨는 것은 저녁 7시40분, 호치민서 한국으로 오는 것은 밤 11시50분 비행기 뿐이다.

호치민시티는 월남이 패망하기 전까지 사이공으로 불리던 곳이다.
한때 월남의 수도였지만 패망이후 베트남의 수도는 옛 월맹지역이던 하노이로 바뀌었다.

탄 손 나트 국제공항을 나서는 순간 후끈하면서 끈적한 열기가 온 몸을 감쌌다.
섭씨 37도.
에어컨이 없으면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지만, 베트남에서는 양호한 기온이다.

한마디로 베트남은 인도 다음으로 갑갑한 곳이다.
덥고 습한 날씨, 무질서가 판치며 막무가내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기가 막힌다.

우리네 70년대 같은 거리 풍경보다 더욱 황당했던 것은 교통이다.
대부분 도로에 신호등이 없으며 있어도 안지킨다.
도로를 새까맣게 뒤덮은 오토바이 떼는 끼어들기, 차선바꾸기, 유턴 등을 아무 곳에서나 행하며 역주행도 마다않는다.

그 다음은 위생이다.
인도에 가서도 제일 고생한게 물이었는데 베트남도 마찬가지다.
되도록 미네랄 워터를 사먹는게 좋으며 일반 식당이나 길거리에서 컵에 담아주는 물은 가급적 마시지 않는게 좋다.

특히 더러운 자루에 담아 운반하는 얼음은 위험천만이다.
새까만 푸대자루에 들어있는 얼음은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방치되며 납 망치로 두드려깨서 그대로 컵에 담아 내준다.
이런 얼음이 든 음료를 마시면 배앓이 하기 십상이다.

또 미국과 오랜 기간 전쟁을 치렀지만 의외로 간단한 영어도 안통한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할 줄 모르며 일부 식자층은 프랑스 식민지였던 영향 때문인 지 불어를 쓴다.

사회주의 국가여서 그런지 관광객을 위한 배려가 많지 않다.
특히 관광자원 개발이 거의 안돼 있는 상태다.

호치민시티는 전쟁박물관, 베트콩들이 팠다는 땅굴 등 몇 가지 외에 볼 게 없다.
그마저도 좋은 구경거리는 아니다.
한마디로 베트남은 아직 관광으로 갈 만한 곳은 아닌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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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였던 쉐라톤 사이공 호텔에서 내려다 본 1구. 쉐라톤 사이공은 호치민시티에서 가장 좋은 호텔이다. 왼편에 보이는 건물이 시티은행, 우리투자증권 현지 사무소 등이 들어선 선와빌딩. 선와빌딩이 위치한 응엔훼 거리가 호치민 시티의 중심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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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시에서 유명한 음식점인 콴 안 농.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유명한 집인데...에어컨이 없다. 대신 차가운 물기를 뿜어내며 회전하는 선풍기들이 여러대 달려 있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더워 죽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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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와빌딩에서 내려다 본 사이공강. 누런색 물줄기 너머 푸른 숲지대가 요즘 한창 개발 열기로 달아오른 푸미홍 지구. 베트남은 부동산값이 급등해서 선와빌딩이 위치한 응엔훼 거리의 경우 1제곱미터당 사무실 월세가 80불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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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전쟁박물관. 미군들에게서 노획한 전투기, 탱크, 헬기 등 무기 몇 점과 보도사진이 전부다. 박물관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볼 게 없다. 사진 중에 참혹한 베트콩 사살 장면과 고엽제 때문에 기형아로 태어난 아기 시체 등은 보기 끔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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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레이스가 아니다. 베트남에서 서민들의 대중교통 수단은 단연 오토바이다. 과거에는 자전거였으나 생활이 나아지면서 오토바이로 업그레이드됐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심지어 한 대에 4명이 탄 경우도 있다. 지난해까지는 헬맷을 안썼으나 정부에서 헬멧을 안 쓸 경우 오토바이를 압수하는 법을 만들면서 모두 헬맷을 쓰기 시작했단다. 외제차는 소수의 부자들이 타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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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질서라는게 없기 때문에 거리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는 위험천만이다. 방문 기간이 베트남의 우기여서 하루 2시간 정도 급작스런 소나기가 오는데 대부분 그냥 맞고 오토바이를 타거나 판초우의같은 비닐을 뒤집어쓰고 탄다. 특히 오토바이 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 오토바이를 탄 채 옆을 스치며 가방, 카메라 등을 낚아채 가는데 잡을 방법이 없단다. 밤거리는 물론이고 대낮에도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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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식민지 시절 건축된 오페라 하우스. 쉐라톤 사이공 뒷편에 있다. 베트남은 새벽 5시면 해가 뜨기 때문에 출퇴근이 빠르다. 아침 8시까지 출근, 4~5시면 퇴근한다. 점심 시간 이후에는 1~2시간 낮잠을 잔다고 한다. 그러니 실제 일하는 시간은 얼마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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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아저씨들 사이에 유행인 007가방. 대부분 남자들은 007 가방을 들고 다니며, 학생들은 검은 가죽가방을 옆구리에 끼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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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시티에서 국내선을 타고 1시간 40분 가량 북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응에안의 빈 시티. 아직은 외국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베트남인들의 휴양지로 쓰인다. 4성급 리조트가 최고 좋은 숙소. 산호 바다가 아니어서 물이 맑은 편은 아니다. 늘어선 의자는 돈받고 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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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연 장수. 호치민시티가 인구 1,000만의 거대 도시라면 빈 시티는 확연히 비교되는 촌이다. 호치민시티의 경우 수도인 하노이(450만명)보다 인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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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이 달린 뗏목 같은 도구는 돈을 내고 올라타면 앞에서 사람이 끌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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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에안의 유명 관광지인 호치민 생가. 11시쯤 들렸는데 하필 11시부터 2시까지 점심 시간이라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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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시티의 호치민 광장. 거대한 호치민 석상 양 옆으로 '베트남 사회주의여 영원하라' 등의 구호가 적인 간판과 붉은 베트남기가 나부끼고 있다. 개방이 됐다고 하지만 아직 사회주의 국가의 색채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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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학교같은 건물이 바로 응에안 공항이다. 에어컨은 물론이고 선풍기도 몇 대 없어서 찜통처럼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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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들어서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에게 주차비를 받는 베트남 인. 삿갓처럼 생긴 모자는 여자들만 쓰는 농이다. 오토바이의 경우 주차비와 헬맷 보관비를 따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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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신발장수. 보면 알겠지만 베트남 역시 짝퉁이 판을 친다. 호치민시티에 위치한 사이공 스퀘어는 짝퉁 상가로 유명하다. 특히 베트남에서 일부 품목을 생산하는 키플링 가방, 노스페이스의 경우 공장에서 뒤로 빼돌린 진품을 아주 싼 값에 살 수 있어 인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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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38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에 여자들은 꼭 긴 팔 옷에 장갑까지 끼고, 얼굴은 스카프나 마스크로 꼭꼭 가린채 오토바이를 탄다. 이유는 햇볕에 타는게 싫기 때문. 베트남에서는 까맣게 타면 무식한 사람 취급을 받으며 무시 당한단다. 그래서 여자들은 저 더운날 한겨울 복장처럼 하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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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보기 드문 풍경이어서 찍어봤다. 다리와 팔은 내놔도 얼굴은 가렸다.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는 공무원이나 호텔 직원, 여고생과 스튜어디스 정도만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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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라톤 사이공 호텔 뒤쪽에 위치한 한식당 최고집. '동양의 비아그라, 꼬리곰탕'이라는 포스터가 재미있어 찍어봤다. 이곳은 원래 삼겹살 등 돼지고기가 유명한 집인데, 꽃살 등 쇠고기도 먹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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