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해밀턴 감독의 '슬픈 로라'(Laura, Les Ombres De L'Ete, 1980년)는 영화보다 음악이 더 유명한 작품이다.
프랑스의 팝 피아니스트 겸 가수인 패트릭 쥬베가 만든 주제곡이 널리 알려져 있다.
영화는 40대 조각가와 16세 발레리나의 사랑이야기다.
일단 대상부터 만만치 않지만 깊이 들어가면 모녀가 같은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로리타 신드롬에 가까운 원조교제성 만남까지 모든 것이 파격적인 내용이다.
우리 상식과 도덕으로 비춰보면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내용은 막장드라마지만 은은한 조명과 역광을 이용해 만든 유화같은 영상과 패트릭 쥬베의 음악은 70년대 유럽 에로 영화들이 그렇듯 너무나도 아름답다.
이 영화의 OST는 80년대 성음레코드에서 LP와 카세트 테이프로 낸 적이 있으나 안타깝게도 CD로는 출반되지 않아 구하기 힘들다.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은 1.33 대 1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한다.
영상은 암각화를 보는 것처럼 화질이 형편없다.
윤곽선이 뭉개지고 온갖 잡티가 난무해 클로즈업이 아니면 인물의 이목구비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
음향은 돌비디지털 2.0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무하다.
<파워DVD로 순간 포착한 DVD 타이틀 장면들>
음악을 맡은 패트릭 쥬베가 극중 발레교습소의 피아노 반주자로 카메오 출연한다.
16세 발레리나인 로라로 등장한 돈 던랩.
마치 드가의 유화 '발레하는 소녀'를 연상케 하는 장면. 빛이 참 부드럽다.
데이비드 해밀턴 감독은 조명을 잘 사용한다. 렘브란트 조명으로 살린 소녀의 곡선이 아름답다.
역광과 필터로 걸러낸 조명이 따스하고 부드럽다. 묘하게도 그 분위기가 더 애잔한 느낌을 만든다.
로라의 엄마로 나온 모드 애덤스는 나중에 '옥토퍼시'와 '뷰 투 어 킬' 등 두 편의 007 영화에 본드걸로 출연했다.
다소 동성애적 코드도 녹아있다.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그런 분위기의 장면들이 여러 군데 나온다.
장님이 된 조각가는 촉각에 의지해 모델을 더듬어 조각을 만든다. 소녀 또한 이 과정을 통해 처음으로 사랑에 눈을 뜬다. 국내 출시된 DVD는 일본판을 베낀 듯, 별 것도 아닌 누드 장면에 모자이크가 큼직하게 뜬다.
Patrick Juvet - "La Tristesse De Laura"(로라, 여름날의 그림자)
PATRICK JUVET - "One way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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