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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 (블루레이)

울프팩 2012. 7. 30. 14:33

1950년대를 풍미했던 미국 여배우 마릴린 먼로는 지금도 섹시 심벌로 꼽힌다.
그를 섹시스타로 부상하게 해 준 영화가 바로 하워드 혹스 감독의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Gentlemen Prefer Blondes, 1953년)라는 작품이다.

53년도에 나왔으니 무려 59년전 작품인데도, 지금 다시 봐도 철철 넘치는 먼로의 매력에 왜 그가 섹시심벌이 됐는 지 쉽게 수긍이 간다.
혹스 감독은 이 작품에서 먼로를 철저히 바비 인형같은 캐릭터로 그려 놓았다.

물결처럼 구비치는 금발과 게슴츠레하게 뜬 눈과 붉은 입술, 그리고 육감적인 몸매, 졸린 듯 나긋나긋 흘러나오는 목소리까지 먼로의 자태는 남심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혹스 감독은 외모 뿐 아니라 먼로의 극중 배역이 약간 바보같으면서도 순진무구해 남성의 보호본능을 자극하게 만들었다.

한마디로 백치미를 겸비한 순종적인 여성상으로 마초들의 입맛에 딱 맞는 스타일이다.
그러면서 혹스 감독은 영화 속에서 먼로가 돈만 밝히는 미녀로 묘사해 돈이면 전부라는 세태를 꼬집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랑이 아니겠냐는 근본적인 메시지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돈만 밝히다가는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내용과 함께 전달하는 확고부동한 진리여서 진부해 보이는 메시지는 요즘에 적용해도 될 만큼 세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먼로는 이 작품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인생에서도 화려한 시기를 맞았다.
이듬해인 1954년 유명 야구선수 조 디마지오와 결혼해 길지 않은 결혼 생활을 했고, 먼로를 유명하게 만든 일련의 작품들에 줄줄이 출연했다.

비록 불운한 개인사 때문에 말년이 비극으로 점철 됐지만 적어도 이 작품 속 먼로는 더 할 수 없이 행복한 섹시스타 그 자체였다.
지금은 영상으로만 남은 시대의 스타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귀한 작품이다.

1080p 풀HD의 4 대 3 풀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포에버 마릴린'이라는 박스세트에 포함돼 출시됐다.
리마스터링을 거쳐서 먼로의 붉은색 드레스가 영롱하게 빛나는 등 색감이 진해지고 잡티가 제거돼, 제작연도를 감안하면 훌륭한 화질을 보여준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전방에 소리가 집중돼 있다.
부록으로 제인 러셀과 먼로가 유명한 스타의 거리에 손도장을 찍은 짧은 흑백영상이 자막없이 수록돼 있다.
한글자막에 가끔 오자가 보이는 것이 옥의 티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이 영화는 춤과 노래를 곁들인 뮤지컬 요소를 갖췄다. 먼로가 이 작품에서 입은 붉은색 드레스와 깃털 모자는 경매에서 147만달러에 팔렸다.
원작은 아니타 루스의 동명 소설이다. 하지만 하워드 혹스 감독은 원작에 충실하지 않고 브로드웨이 각색본을 섞어서 자기 식으로 짜깁기했다.
촬영 당시 스타는 먼로가 아니라 지난해 90세 나이로 고인이 된 제인 러셀이었다. 1921년생인 그는 18세때 치과 병원 접수계 직원으로 일하던 중 유명한 영화제작자인 하워드 휴즈에게 발탁돼 배우가 됐다.
러셀은 3번 결혼했으나 두 번은 남편이 죽었고, 한 번은 이혼했다. 10대 시절 낙태 수술을 잘못한 이후 아기를 갖지 못하게 돼 훗날 3명의 아이를 입양해 키웠다.
당시 신인이었던 먼로는 이 작품으로 스타인 러셀을 누르고 유명해졌으며, 섹시 심벌이 됐다.
영화 속에서 먼로는 'Diamonds Are A Girl's Best Friend' 등의 노래를 부르며 멋진 노래와 춤 솜씨를 선보였다.
마돈나는 그의 히트곡 'Material Girl' 뮤직비디오에서 이 영화 속 먼로를 흉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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