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를 풍미했던 미국 여배우 마릴린 먼로는 지금도 섹시 심벌로 꼽힌다.
그를 섹시스타로 부상하게 해 준 영화가 바로 하워드 혹스 감독의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Gentlemen Prefer Blondes, 1953년)라는 작품이다.
53년도에 나왔으니 무려 59년전 작품인데도, 지금 다시 봐도 철철 넘치는 먼로의 매력에 왜 그가 섹시심벌이 됐는 지 쉽게 수긍이 간다.
혹스 감독은 이 작품에서 먼로를 철저히 바비 인형같은 캐릭터로 그려 놓았다.
물결처럼 구비치는 금발과 게슴츠레하게 뜬 눈과 붉은 입술, 그리고 육감적인 몸매, 졸린 듯 나긋나긋 흘러나오는 목소리까지 먼로의 자태는 남심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혹스 감독은 외모 뿐 아니라 먼로의 극중 배역이 약간 바보같으면서도 순진무구해 남성의 보호본능을 자극하게 만들었다.
한마디로 백치미를 겸비한 순종적인 여성상으로 마초들의 입맛에 딱 맞는 스타일이다.
그러면서 혹스 감독은 영화 속에서 먼로가 돈만 밝히는 미녀로 묘사해 돈이면 전부라는 세태를 꼬집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랑이 아니겠냐는 근본적인 메시지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돈만 밝히다가는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내용과 함께 전달하는 확고부동한 진리여서 진부해 보이는 메시지는 요즘에 적용해도 될 만큼 세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먼로는 이 작품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인생에서도 화려한 시기를 맞았다.
이듬해인 1954년 유명 야구선수 조 디마지오와 결혼해 길지 않은 결혼 생활을 했고, 먼로를 유명하게 만든 일련의 작품들에 줄줄이 출연했다.
비록 불운한 개인사 때문에 말년이 비극으로 점철 됐지만 적어도 이 작품 속 먼로는 더 할 수 없이 행복한 섹시스타 그 자체였다.
지금은 영상으로만 남은 시대의 스타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귀한 작품이다.
1080p 풀HD의 4 대 3 풀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포에버 마릴린'이라는 박스세트에 포함돼 출시됐다.
리마스터링을 거쳐서 먼로의 붉은색 드레스가 영롱하게 빛나는 등 색감이 진해지고 잡티가 제거돼, 제작연도를 감안하면 훌륭한 화질을 보여준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전방에 소리가 집중돼 있다.
부록으로 제인 러셀과 먼로가 유명한 스타의 거리에 손도장을 찍은 짧은 흑백영상이 자막없이 수록돼 있다.
한글자막에 가끔 오자가 보이는 것이 옥의 티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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