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영화들은 언제나 허를 찌르는 발칙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인 더 하우스'(Dans la maison, 2012년)도 예외가 아니다.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희곡 '마지막 줄에 앉은 소년'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문학교사와 제자간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교사가 제자의 글에 빠져 들면서 상상과 현실을 혼동하며 빚어지는 일들이 묘한 쾌감을 불러 일으킨다.
오종 감독 답게 이 작품에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는 금기시된 욕망들이 얼굴을 내민다.
원작의 제목이 말해주듯 교실 맨 뒤에 앉아 급우들을 살피는 소년은 급기야 자신이 점찍은 가족의 내면으로 파고든다.
소년은 단순히 관찰자 시선을 벗어나 그들을 통제하려 하고 친구의 어머니에게 금기시된 욕망을 표출한다.
오종은 여기서 두 가지 시선을 보여준다.
직접 상상 속으로 뛰어든 소년의 시선과 이를 혼동해 자신의 세계에 파란을 일으키는 교사의 시선이다.
이 둘이 얽히고 설키며 충돌을 빚는 과정이 이 쟉품의 묘미다.
이를 통해 오종 감독은 가족이라는 얼개 속에 묶인 사람들의 관계가 느슨해지는 순간을 포착했다.
어떻게 보면 가족의 위기라 할 수 있는 이 지점을 도발적으로 건드려 가족이라는 얼개가 흔들리게 만든다.
마치 훔쳐보듯 차분하게 움직이는 카메라 앵글과 제한된 공간 속에서 다양성을 주기위해 변화를 준 배경이 볼 만 하다.
특히 갤러리의 도발적인 작품들과 다양한 색 변화는 오종 특유의 유머 감각을 느끼게 한다.
더불어 시침 뚝 떼고 시종일관 진지한 교사를 연기한 파브리스 루치니와 스물이 넘은 나이에 고교생을 연기한 에른스트 움하우어의 연기가 돋보인다.
오종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흥미롭게 볼 만한 작품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풍부한 컬러를 활용해 색감이 풍성하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 활용도가 좋은 편이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시사회 광경, 의상 피팅 장면, 삭제장면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C에서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프랑소와 오종 감독은 이 작품으로 토론토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과 산세바스찬영화제 작품상, 감독상을 받았다.
문학 교사를 연기한 파브리스 루치니. 이 영화의 핵심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것이다.
이 영화는 노랗고 파란 교실 벽, 초록색 칠판, 건물의 흰 벽과 붉은 벽 등 풍부한 컬러를 활용했다.
위험한 고교생을 연기한 에른스트 움하우어와 친구의 엄마 역의 엠마뉴엘 자이그너.
아이의 상상에 불쑥 개입하는 등 현실과 상상의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캐릭터를 통해 독특한 영화보기의 재미를 선사한다. 그만큼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다.
이 작품 역시 오종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족이라는 주제가 변함없이 등장하며, 이를 흔드는 도발적 상상력이 더해졌다.
이 작품은 오종의 또다른 작품 '영 앤 뷰티'와 댓구를 이룬다. 영 앤 뷰티가 나이든 남자들을 유혹하는 여고생을 다룬 반면 이 작품은 나이든 여성을 유혹하는 소년을 다뤘다.
"예술에서 배우긴 뭘 배워?"라는 대사를 들어보면 이 작품에는 고매한 척 하는 예술을 꼬집는 오종 특유의 냉소가 배어있다. 오종 감독은 파리 1대학에서 영화학 석사를 전공한 뒤 1990년 국립영화학교인 페미스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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