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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 블루레이

포세이돈 어드벤쳐 (블루레이)

울프팩 2012. 5. 5. 23:35

1970년대에는 '대지진' '타워링' '에어포트' 등 재난영화들이 대거 쏟아졌다.
그중에서 로널드 님 감독의 '포세이돈 어드벤쳐'(The Poseidon Adventure, 1972년)는 대형 재난 영화의 원형 같은 작품이다.

인기 TV 시리즈를 만들던 걸출한 기획자 어윈 앨런이 제작한 이 작품은 타이타닉호처럼 대형 유람선이 거대한 파도를 만나 전복되면서 생존자들이 탈출하는 내용이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생존담을 다룬 볼거리와 다양한 등장인물들에 얽힌 드라마를 적절하게 섞은 구성은 훗날 이어지는 재난영화의 전범이 됐다.

원래 이 작품은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질 뻔했다.
이 작품을 만든 20세기 폭스사는 '헬로 돌리' '스타' '닥터 둘리틀' 등 일련의 뮤지컬들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적자에 빠졌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500만 달러를 들여 촬영 예정이던 이 작품의 제작 중단을 결정했다.

어윈 앨런은 폭스사에 제작비를 절반만 달라고 요청하고 나머지 비용은 주변의 도움을 받아 메꿨다.
그만큼 다들 흥행 실패를 우려했으나, 이를 뒤집고 이 작품은 개봉 첫 해 무려 1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익을 거두며 보란 듯이 대박을 터뜨렸다.

덕분에 어윈 앨런은 이 작품을 각색한 스터링 실리펀트와 다시 손을 잡고 '타워링'을 제작, 연달아 성공을 거두며 스타 제작자가 됐다.
그만큼 이 작품은 님 감독의 연출도 좋았지만 어윈 앨런이라는 제작자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진 핵크먼, 어네스트 보그나인, 로디 맥도웰 등 관록 있는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고, 모린 맥거번이 부른 유명한 주제가 'Morning After'도 좋았다.
이 노래는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았다.

이 작품에 비하면 2006년 다시 만든 볼프강 페터젠 감독의 '포세이돈'은 아쉬운 작품이다.
컴퓨터 그래픽 덕분에 볼거리는 화려해졌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드라마는 원작에 못 미쳤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려 40년 전 작품인데도 화질 복원이 잘된 편이다.
원경과 중경의 디테일이 떨어지는 등 최신작처럼 매끄럽지는 않지만 색감이 좋고 샤프니스도 괜찮은 편.

DTS-HD 4.0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대사 전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부록으로 감독 음성해설, 제작과정, 배우 인터뷰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으며, 음성해설을 제외하고는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재난 장소가 된 거대한 유람선 포세이돈은 퇴역한 실제 유람선 퀸 메리호를 사용해 촬영. 1934년 진수된 퀸 메리호는 길이 300m가 넘는 대형 선박으로, 2,000명의 승객과 1,200명의 선원이 탑승했다. 1967년 퇴역한 이 배를 캘리포니아 롱비치시에서 사들여 호텔로 개조했다. 이를 제작진이 빌려 외형 촬영에 사용.
소설가이자 기자였던 폴 갈리코는 1937년 퀸 메리호를 타고 유럽에서 미국으로 가던 중 큰 파도를 만나 배가 기울며 혼란이 일어난 경험을 살려 원작 소설을 썼다.
서커스처럼 뒤집힌 배는 7미터짜리 모형을 만들어 촬영.
조타실이 기우는 장면은  퀸 메리호 조타실 외부에 크레인을 이용해 카메라를 설치한 뒤 카메라를 45도로 기울여 촬영. 선장으로 나온 인물은 '총알탄 사나이'의 레슬리 닐슨.
선박 내부는 모두 폭스 스튜디오에 만든 세트에서 촬영. 실제 천장 모형을 만든 뒤 배우들이 떨어지며 촬영.
주인공은 진 핵크먼이 연기. 영화는 평범한 사람들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다뤘다. 어찌 보면 자신을 영웅으로 생각하는 월터미티 증후군과도 관련 있다.
조타실, 기관실, 식당, 각종 부속시설 등은 모두 퀸 메리호의 청사진을 이용해 세트로 제작해 실감 난다.
진 핵크먼의 목숨을 구한 부인 역을 한 셜리 윈터스는 타잔을 연기한 올림픽 수영선수 조니 와이즈뮬러에게 배워 수영을 잘하지만, 촬영을 위해 두 달간 따로 잠수 훈련을 하고, 체중도 35파운드나 늘렸다.
각색을 한 스터링 실리펀트는 이소룡하고도 함께 일했고 1996년 전립선암으로 죽을 때까지 방콕서 살았다.
극 중 캐럴 린리가 부르는 노래로 나오는 주제가 'Morning After'는 모린 맥거번이 취입. 이 노래는 1973년 골든디스크를 수상.
진 핵크먼은 이 작품 외에 '프렌치 커넥션'에도 출연, '프렌치 커넥션'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컴퓨터 그래픽이 없던 시절이라 대부분의 위험한 장면을 배우들이 직접 연기했다. 그만큼 연기가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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