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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 블루레이

내일을 향해 쏴라 (SE)

울프팩 2006. 11. 25. 20:08

조지 로이 힐 감독의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69년)는 참으로 독특한 서부극이다.
실화를 소재로 다룬 이 작품은 은행을 터는 악당이면서도 결코 밉지 않은 주인공들이 등장해 웃음과 안타까움, 통쾌함을 선사한다.

버디물이자, 안티 히어로물이면서 서부극판 느와르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와 비슷하다.


두 작품 모두 반전과 평화를 외치던 히피 정신이 미국 사회를 휘젓던 무렵에 제작됐다.
그만큼 영화에는 반항기가 가득하다.

그래서 그런지 학창시절 TV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경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의 황금콤비가 빚어내는 완벽한 연기, BJ 토머스의 더 할 수 없이 흥겨운 주제가 등 모든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명화다.


2장짜리 디스크로 새로 출시된 특별판 DVD는 화질을 보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영상은 잡티도 많고 색상도 번지는 등 여러 모로 안타깝다.


30년이 넘은 작품이니 그러려니 하고 봐야할 듯.
음향은 돌비디지털 모노를 지원한다.


부록 중에는 우리말 자막이 수록된 감독 음성해설이 들어볼만 하고 실존 인물이었던 선댄스 키드와 부치 캐시디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재미있다.
<파워DVD 캡처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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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에 로버트 레드포드 얼굴을 약 1분 가량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이토록 길게 보여준 이유는 당시 레드포드가 무명에 가까운 신인이었기 때문에 일부러 얼굴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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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레드포드가 연기한 선댄스 키드의 본명은 테리 아랑스 랑보였다. 선댄스에서 반년 동안 옥살이를 했기 때문에 선댄스에서 잡힌 사내라는 뜻의 별명이 붙었다. 원래 이 역할은 스티브 맥퀸에게 제의했으나 그가 거절했고, 워렌 비티, 말론 브란도도 후보로 거론됐다. 레드포드를 끝까지 고집한 사람은 조지 로이 힐 감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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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뉴먼이 연기한 부치 캐시디의 본명은 로버트 리로이 파크였다. 유타시 몰몬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도살자 일을 한 적이 있어서 부치라는 별명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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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인물이었던 선댄스 키드와 부치 캐시디는 '와일드번치'라는 갱단을 만들어 은행을 털었다. 원작과 영화 대본을 쓴 윌리엄 골드먼은 샘 페킨퍼 감독의 영화 '와일드번치'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 인물들의 이름을 제목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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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두고 잊지못할 명장면. 부치 캐시디(폴 뉴먼)가 주제가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에 맞춰 에타(캐더린 로스)를 자전거에 태우고 도는 장면은 뮤지컬 같다. 당시 서부극에서 노래가 흘러나온 것은 파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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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인물이었던 에타의 일생은 수수께끼에 쌓여있다. 선댄스 키드(로버트 레드포드)와 결혼해 남미까지 갔다가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모든게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극중에서는 교사로 나오지만 정확한 직업도, 배경도 불투명하고 사진만 남아있어 아주 미인이라는 점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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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인물들은 영화처럼 유니온 퍼시픽 열차를 터는 과정에서 두 번이나 열차 직원 우드콕을 만났다. 우드콕 또한 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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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대를 피해 달아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사막 구릉에 가려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이 장면은 보면 볼 수록 촬영솜씨가 일품이다. 촬영은 이 작품을 비롯해 '로드 투 퍼디션' '아메리칸 뷰티' 등으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한 콘라드 홀의 솜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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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들에게 연거퍼 열차를 털린 유니온 퍼시픽 철도회사는 핑커튼 탐정국에 의뢰해 추적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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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인물들은 영화처럼 바로 볼리비아로 가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로 도망가 4년 동안 커다란 목장을 경영하며 곧잘 살았다. 이후 칠레를 거쳐 볼리비아로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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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광산 관리인 퍼시는 실존 인물이었다. 그러나 영화와 달리 그는 총에 맞아 죽지않고 은퇴후 미국에 건너가 여생을 보냈다. 그는 두 주인공과 친구처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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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들이 두 주인공의 총에 죽어가는 모습이 슬로 모션으로 처리된 장면은 꼭 샘 페킨퍼 작품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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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인물들은 볼리비아의 산 비센테 마을에서 군인과 경찰의 추격 끝에 최후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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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달리 부치가 부상당한 선댄스를 고통없이 죽도록 총으로 쏜 뒤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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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유명한 엔딩. 이 장면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리다. 두 사람의 죽음을 뚜렷하게 보여주지 않는 영화처럼 실존 인물들이 살아있다는 소문도 끈질기게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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