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추천 DVD / 블루레이

피아노 (SE)

울프팩 2006. 4. 24. 12:13

제인 캠피온 감독의 '피아노'(The Piano, 1993년)는 잘 만든 영화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빅토리아 시대에 관습의 굴레에 갇혀 살아가는 여인이 자신의 의지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페미니즘 메시지를 아름다운 영상과 꿈결같은 음악, 그리고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 속에 잘 소화했다.
덕분에 재미도 있으면서 주제가 뚜렷이 전달되는 훌륭한 작품이 됐다.

마치 영상과 음악으로 시를 쓰듯 이야기를 풀어낸 이 작품의 수훈갑은 단연 촬영 감독인 스튜어트 드라이버그와 서정적인 음악을 만든 마이클 니먼이다.
물론 여류 감독 제인 캠피온의 각본과 연출이 훌륭했고,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났다.

2장의 디스크로 다시 나온 SE판 DVD는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 영상을 지원한다.
화질은 샤프니스도 떨어지고 화소도 약간씩 뭉개지는 등 그저 그런 편이다.

화질이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영상미가 배로 살아났을텐데 아쉽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파도소리 등 각종 효과음의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감독, 음악감독 등의 인터뷰가 들어있다.
무려 1시간이 넘는 감독 인터뷰 장면은 뉴스화면처럼 시종일관 감독의 얼굴만 보여줘 다소 지루하다.

<파워 DVD 캡처 샷>

사용자 삽입 이미지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풍광을 카메라에 담은 촬영감독 스튜어트 드라이버그는 원래 조명 담당 출신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드라이버그는 뉴질랜드 숲 속을 뿌연 안개와 푸른 색조로 뒤덮인 물 속 같은 분위기로 연출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주인공을 연기한 홀리 헌터는 극중 모든 피아노 곡을 직접 연주했다. 그만큼 그는 뛰어난 피아노 연주 실력을 갖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홀리 헌터와 더불어 이 영화에서 돋보인 배우는 촬영 당시 9세였던 안나 퍼킨이다. 노래, 춤, 체조 등 못하는게 없던 그는 영악한 소녀 역을 징그러울 정도로 잘해냈다. 그 바람에 캠피온 감독은 없애버리려고 했던 딸 역할을 그대로 살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인 캠피온 감독은 여성의 성을 억압하던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이 성에 눈떠가는 과정을 그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주인공이 말을 안하는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여성의 지위를 상징하며 또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울러 피아노는 여주인공의 분신이자 문명을 상징하기도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뉴질랜드의 상징적인 구릉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질투와 분노 끝에 여성을 파괴하는 남성의 모습을 열연한 샘 닐은 뉴질랜드 출신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이클 니먼은 스코틀랜드 민요를 편곡해 서정적인 음악들을 만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홀리 헌터는 의외로 다재다능하다. 피아노를 묶은 밧줄에 발이 끌려 바다에 빠졌다가 떠오르는 장면은 다이빙이 취미인 그가 직접 연기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캠피온은 이 작품으로 칸 영화제 50년 사상 처음으로 상을 받은 여성 감독이 됐다. 작품을 만들도록 후원한 사람 가운데에는 프랑스 배우 제라르 드 빠르듀의 동생 앨런 드빠르듀도 있다.

'추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두의 권 (무삭제판)  (14) 2006.06.20
나의 결혼원정기  (8) 2006.06.18
와일드 번치(SE)  (0) 2006.04.22
클로저  (23) 2006.04.12
분노의 주먹 (SE)  (12) 2006.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