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견자단 9

블레이드2 (블루레이)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블레이드 2'(Blade 2, 2002년)는 독특한 흡혈귀 영화다. 주인공인 흡혈귀는 지금까지 통념을 깨고 흑인이다. 거기에 사람의 피를 빨지 않고 흡혈귀들을 사냥한다. 흡혈귀 잡는 흡혈귀라는 독특한 개념으로 시작된 이 시리즈는 1편의 성공에 힘입어 속편이 제작됐는데, 전편의 인기를 뛰어넘는 성공을 거뒀다. 거기에는 델 토로 감독의 공포물과 액션물을 적절히 섞은 구성과 웨슬리 스나입스의 변함없는 탄탄한 액션이 결합됐기 때문이다. 내용은 흡혈귀들을 잡아먹는 이색 변종 흡혈귀의 출현에 공포를 느낀 흡혈귀들이 지금까지 자신들의 적이었든 흡혈귀 잡는 흡혈귀, 즉 블레이드에게 구원을 청하는 내용이다. 블레이드는 흡혈귀고 사람이고 가리지 않고 해치는 더 큰 해악인 변종 흡혈귀를 처치하기 ..

엽문 (블루레이)

엽문이라는 무술가가 있다는 사실은 세계적 쿵후 스타 이소룡 때문에 처음 알았다. 이소룡이 직접 만든 무술인 절권도의 근간이 되는 영춘권을 엽문에게 배웠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계기였다. 이소룡을 다룬 책 중에 비교적 잘 쓴 브루스 토마스의 '이소룡, 세계와 겨룬 영혼의 승부사'를 보면 엽문을 만나게 된 사연이 자세히 나온다. 이소룡이 엽문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윌리엄 청 덕분이다. 이소룡은 어떻게 영춘권을 배웠나 윌리엄 청은 생소한 이름이지만 영춘권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다. 원래 영춘권은 지극히 폐쇄적인 무술이다. 영춘권의 본류는 창시자의 적통을 이어받은 직계가족 등 소수에게만 전수돼 왔다. 그 외 사람에게 가르치는 영춘권은 일부를 빼거나 변형시킨 수련용으로, 지금 여러 국가에 퍼져있는 영춘권의..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블루레이)

이제 '스타워즈'도 DC나 마블코믹스의 각종 시리즈처럼 다양한 파생작들을 내놓는 프랜차이즈형 작품이됐다. 루크 스카이워커와 레아 공주, 한솔로를 주인공으로 기존 스타워스 시리즈가 1세대였다면 '클론전쟁'이나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Rogue One: A Star Wars Story, 2016년)는 본류에서 가지치기를 한 2세대 작품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 작품은 외전에 속한다. 기본 주인공인 루크 스카이워커나 한솔로가 등장하지 않으며 레아 공주는 아주 잠깐 나온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반란군을 돕는 진이라는 여성과 반란군 정보장교로 등장하는 카시안이다. 이들이 스타워즈 시리즈의 시작이었던 에피소드4에 등장하는 제국군의 비밀병기 죽음의 별 설계도를 훔치는 이야기다. 외전들이 그러하듯 색다른 주인공은..

무협 (블루레이)

진가신 감독은 액션영화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첨밀밀' '금지옥엽' 등 로맨스물을 주로 만들어서 그런게 아니라 '명장'과 '무협'(2011년) 등 그가 만든 두 편의 액션영화 때문이다. 나름대로 공을 들이긴 했는데 액션영화, 특히 중국 무술영화로서 항상 2% 부족하다. 드라마도 아니고 액션물도 아닌 어정쩡한 형태로 끝난다는 느낌이다. 우선 드라마투르기의 완성도가 높지 않다. 주인공을 연기한 견자단이 산골마을까지 쫓겨온 사연을 대충 대사로 넘기지만 왠지 석연치 않다. 도대체 견자단과 왕우가 연기한 72파의 관계를 100% 이해하기엔 여러모로 설명이 부족하다. 단순 이탈이 허용안되는 조직이어서 그런지, 주인공만 지닌 특별한 사연인 지 모르겠지만 익명으로 숨어 있다가 72파와 대결을 벌이고 모든 것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