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은어 중에 '쪼(조)가 생긴다'라는 말이 있다. 오래 방송을 하다 보면 그 사람만의 어투나 동작 등 특징이 굳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좋게 표현해 스타일화 하는 것이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를 보면 그만의 '쪼'가 있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에 이어 이번 '도둑들'(2012년)까지 그가 연출한 일련의 작품들을 보면 그만의 특징이 보인다. 마치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영화처럼 여러 명의 스타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정신없이 돌아친다. 대사도 김수현 드라마처럼 관객이 미처 생각할 틈 없이 아귀가 딱딱 맞는 얘기를 속사포처럼 쏘아댄다. 특히 주인공들의 팀웍은 강한 자를 몰아치는데 집중되며 긴장감을 놓치지 않도록 적당한 반전도 연출한다. 히치콕이나 알트만 스타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앞선 작품들이 흥행하면서 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