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뉴멕시코 3

로건(블루레이)

제임스 맨골드(James Mangold) 감독의 '로건'(Logan, 2017년)은 절대 죽지 않고 늙지 않으며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초영웅의 공식을 깬 영화다. 주인공은 엑스맨에서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들어 적을 무찌르던 무적의 싸움꾼 울버린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더 이상 예전의 울버린이 아니다. 늙고 병들어 지친 노인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름도 울버린이 아닌 로건(휴 잭맨 Hugh Jackman)이다. 로건은 초영웅이 아닌 피곤에 지치고 회한에 가득 찬 뒷모습을 보이는 노인의 이름이다. 근근이 우버 기사로 연명하며 치매에 걸린 자비에(패트릭 스튜어트 Patrick Stewart) 교수를 돌보는 로건은 돌연변이가 멸종된 세상에서 비범한 능력을 지닌 소녀 로라(다프네 킨 Dafne Keen)를 ..

론 레인저(블루레이)

어려서 TV로 본 만화영화 중에 기억나는 작품이 두 편 있다. 하나는 1970년대 흑백 TV 시절에 꽤 인기 있던 '서부 소년 차돌이'였고, 하나는 컬러 TV 방송이 시작되며 방영된 '론 레인저'였다. 쾌걸 조로처럼 복면을 한 주인공이 흰 말을 타고 다니며 벌이는 모험이 인상적인 만화영화였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귀에 익은 '윌리엄 텔' 서곡을 변주한 멜로디가 흥겨웠다. 원래 론 레인저는 1933년 미국의 WXYZ 라디오 방송으로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 TV 시리즈, 만화영화, 장편 극영화, 그래픽 노블 등으로 숱하게 제작됐다. 그로부터 원작 탄생 80주년이 되는 시점에 실사 영화로 다스 등장한 작품이 고어 버빈스키(Gore Verbinski) 감독의 '론 레인저'(The Lone Ranger, 2013년)..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4K 블루레이)

스테파노 솔리마 감독의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Sicario: Day of the soldado, 2018년)는 전편인 '시카리오'의 뒤를 잇는 후속작이지만 내용이 연결되는 작품은 아니다. 전편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벌어지는 멕시코 갱단의 마약 밀매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갱단이 관여하는 밀입국 이야기를 다뤘다. 따라서 제목의 유사성 외에는 완전히 독립된 작품이다. 물론 일부 등장인물은 겹친다. 조슈 브롤린과 베니치오 델 토로가 연기한 캐릭터는 전편에 이어 출연하지만 전편에서 가장 중요한 배역이었던 에밀리 블런트가 연기한 여자 수사 요원은 다른 인물로 대체됐다. 영화 개봉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밀입국을 막으려고 장벽을 세우는 문제로 멕시코와 갈등을 빚고 있어서 소재가 현실적으로 다가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