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암살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택한 '밴티지 포인트'(Vantage Point, 2008년)는 한 판의 전자오락같은 액션극이다. 대통령이 암살당하는 시간을 전후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건을 각각의 인물의 관점에서 그린 이야기. 당연히 영화는 범인을 색출해 일망타진하는 내용으로 흐른다. 등장인물마다 서로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퍼즐 조각처럼 이어붙여서 한 편의 사건을 재구성하는 시도는 신선하다. 자칫하면 산만할 수 있는 구성인데도 불구하고 개연성을 찾아서 연결한 점은 돋보인다. 그러나 이야기가 너무 사건에만 응축돼 있어서 상당히 무미건조하다. 마치 한 편의 수사극 가운데 액션 부분만 떼어낸 느낌이다. 그렇다보니 아무 생각없이 버튼만 누르면 진행되는 전자오락처럼 오로지 범인 잡는데만 골몰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