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로버트 저멕키스 9

백 투 더 퓨처3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의 '백 투 더 퓨처3'(Back to the Future 3, 1990년)는 갈 수록 급격하게 망가지는 시리즈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번개를 맞아 과거로 전송된 브라운 박사(크리스토퍼 로이드)를 찾아 주인공 마티(마이클 제이 폭스)가 1855년의 미국으로 가서 모험을 벌이는 서부극이다. 당연히 '황야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등 스파게티 웨스턴을 적당히 흉내낸 장면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그렇지만 부실한 내용은 이 작품을 3편의 시리즈 가운데 가장 황당하고 지루한 이야기로 만들어 버렸다. 더 이상 시리즈를 이어가지 않은게 다행이다. 더우기 DVD 타이틀은 줄 베른느를 줄스 번으로 표기하는 등 한글 번역 마저 부실하다. DVD 타이틀은 3편의 이..

백 투 더 퓨처 2

'백 투 더 퓨처2'(Back to the Future Part2, 1989년)는 전편이 등장한 지 4년 만에 선을 보인 속편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드로리안 자동차를 타임머신으로 활용해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뒤틀린 인연의 끈을 바로 잡는 내용이다. 원래 계획된 속편이 아니라 1편이 인기를 얻자 갑작스레 기획된 작품이라 구성이 좀 허술하다. 미래와 현재, 과거를 정신없이 오가는 탓에 이야기가 좀 복잡한 편이며, 1편의 에피소드를 재활용한 부분들이 성의없어 보인다. 실제로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은 2편을 편집하면서 3편 촬영을 시작해 2편의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바람에 제작진들도 깔끔하지 못한 구성을 아쉬워하는 속편이 돼버렸다. 영화 속에서는 미래인 2015년을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와 자동으..

백 투 더 퓨처

타임머신 자동차를 타고 과거로 돌아가 모험을 벌이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1985년)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시리즈물 가운데 하나다. 과거로 돌아간 아들이 부모의 인연을 이어주는 기발한 발상의 내용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다양한 에피소드 속에 80년대 팍스 아메리카나의 토대가 된 50년대 미국에 대한 향수가 적절히 녹아 있다. 그런 점에서 같은 시기에 개봉한 '람보2'만큼 노골적이지는 않아도 미국 찬가 대열에 합류한 작품이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 할리우드의 정서가 그랬으니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만 나무랄 일은 아니다. 당시에는 미국과 구 소련이 서로 올림픽까지 보이콧 할 정도로 대립각을 세운 만큼 할리우드 영화에도 미국 제일주의가 배어들 수 밖에 ..

베오울프 감독판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의 '베오울프'(Beowulf, 2007년)는 영화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 이 작품은 사람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디지털 배우들만 나온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짜 배우들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기 힘들만큼 디테일이 뛰어나다. 저멕키스 감독은 전작인 '폴라 익스프레스'에서 활용한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이번 작품에도 도입해 안소니 홉킨스, 안젤리나 졸리, 존 말코비치 등 유명 스타들을 디지털로 똑같이 복제했다. 심지어 실제 배우의 모습을 목소리만 살리고 외모는 감독이 마음대로 뜯어고쳐 버렸다. 바로 주인공인 레이 윈스톤이 그런 경우다. 배가 불룩 튀어나오고 둥글둥글한 얼굴형의 아저씨인 윈스톤은 영화 속에서 2미터 가까운 거구의 근육질 몸매와 강인한 턱이 인상적인 기름한 얼굴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