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떠돌던 흉흉한 괴담 중에 '666' 괴담이 있었다. 악마를 상징하는 666이란 숫자가 신체 어딘가에 새겨져 있으면 악마의 자식이란 얘기였다. 아이들은 누가 악마인지 찾는다며 서로 여기저기 뒤지고 놀리며 북새통을 떨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666 괴담의 근원이 바로 리처드 도너(Richard Donner) 감독의 '오멘'(The Omen, 1976년)이었다. 오멘은 그만큼 '엑소시스트'와 더불어 오컬트 영화의 상징 같은 작품이다. 정작 제작진들은 공포물로 꼽히는 것을 싫어했지만, 누가 뭐래도 오멘은 1970년대를 대표하는 공포물이다. 오멘이 특이한 것은 귀신이나 괴물 등 상상 속 존재가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분위기로 공포심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내용은 요즘 시각에서 보면 특별할 게 없다. 악마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