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만화가 그렇듯 디즈니, 정확히 말하면 픽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업'(Up, 2009년)은 황당하다. 풍선을 잔뜩 매달아 집을 띄운 뒤, 소위 날아다니는 집을 타고 남미까지 여행을 간다는 이야기는 누가 생각해도 맹랑하다. 그렇지만 그 황당함 속에 가슴을 녹이는 따뜻함이 들어 있다. 어차피 애니메이션이란 액면 보다는 그 속에 들어있는 정서가 중요하기에, 이 작품이 갖고 있는 따뜻함의 본질을 봐야 한다. 이 영화는 노년까지 간직하는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부터 키워온 꿈을 오래도록 가슴에 간직하고 있는 지, 지금 그 꿈은 어디에 있는 지, 어떻게 됐는 지 되묻는다. 집이 하늘을 날고, 개가 말을 하는 세상에서도 사람들이 가슴 속에 간직하는 저마다의 꿈은 달라지지 않는다. 내가 품었던 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