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샹송 7

샤를르 아즈나부르 'Isabelle'

1980년,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영화잡지를 뒤적이다가 프랑스 가수 샤를르 아즈나부르의 이야기를 읽었다. 그가 1965년 발표한 '이자벨'이라는 노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살했다는 루머 비슷한 얘기였는데, 그 바람에 국내에서도 금지곡이 됐다는 글이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궁금증을 참지 못해 동네 음반점으로 달려갔다. 당시 음반점들은 돈 받고 LP에 들어있는 노래들을 이것저것 테이프에 복사해 줬다. '이자벨'을 찾았더니 주인아저씨는 백판을 한 장 들고 와 녹음해줬다. 금지곡이니 백판 외에 들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노래일까, 기대 반 호기심반으로 녹음기의 재생 버튼을 누르고 노래를 들었다. 약 3분여 노래가 끝나고 나서 한참 동안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안 ..

밀렌느 파머

프랑스의 여가수 밀렌느 파머(Mylene Farmer). 1984년 데뷔한 그는 지금까지 5장의 앨범을 발표, 모두 1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프랑스의 대표적 스타로 군림. 빠뜨리샤 까스가 거칠며 남성적 음색이라면 파머는 지극히 여성적이고 고혹적. 몸에 닭살이 돋을 만큼 간지럽게 속삭이는 듯한 그의 음색은 한편으로 퇴폐적. 실제로 뮤직비디오나 공연 또한 아주 야하다. 1961년생이니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2000년 공연 실황 DVD를 보면 무대에서 과감한 노출을 마다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음색이지만 그의 DVD 만큼은 좋아한다. 2000년 유니버셜에서 출시한 그의 뮤직비디오 모음집 1편은 그야말로 서사시 같은 영화들을 모아놓은 주옥같은 영상집. 작품마다 어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