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거장 세르게이 본다르추크 감독이 만든 '인간의 운명'(Sudba Cheloveka, 1959년)은 묵직한 제목 만큼이나 선이 굵은 영화다. 원작은 '고요한 돈강'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러시아의 문호 미하일 숄로호프의 동명 중편 소설. 그야말로 거장과 거장이 영상으로 만난 작품이다. 내용은 가정을 이뤄 행복하게 살던 러시아 남성이 제 2 차 세계대전 발발과 함께 참전했다가 집안이 풍비박산나는 얘기다. 독일군에게 포로로 잡혀 비참한 생활을 하는 동안 아내와 딸은 독일군의 폭격으로 죽고, 하나 남은 아들마저 포병 장교로 근무하던 중 전사한다. 힘들게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온 주인공은 하루 아침에 삶의 희망을 모두 잃어버린 셈이다. 그러던 중 전쟁통에 고아가 된 어린 소년을 발견하고, 어떻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