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스'(Eros, 2004년)는 왕가위, 스티븐 소더버그,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등 3명의 감독이 각각 감독한 약 40분 분량의 단편 3편을 모은 옴니버스 영화다. 이 작품은 제목이 말해주듯 사랑에 대한 세 감독의 헌사다. 워낙 개성이 강한 감독들인 만큼 작품의 색깔도 확연하게 차이난다. 왕가위 감독은 그의 전작들에서 보여준 것처럼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은근하면서도 안타까운 사랑을 다뤘고,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술자리에서 흔히 얘기하는 야한 농담처럼 성을 패러디했다. 반면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은 가장 직접적으로 육욕에 대한 갈망을 이야기한다. 평소 세 감독의 스타일을 좋아했다면 한 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내용을 떠나 감독의 스타일을 이해하겠다는 시각으로 접근해야..